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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철의 월요논단] 제33회 파리 올림픽 대회 유감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입력 : 2024. 09.01. 22:00:00
[한라일보] 지난달 11일 제33회 파리 올림픽 대회가 끝나고 지금은 패럴림픽 대회 중반이다. 패럴림픽 대회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주관한다. 패럴림픽 선수 4400명이 파리에 모여 인간 승리의 순간과 이야기들을 쓰고 있다. 제33회 파리 올림픽 대회를 보며 현시대의 올림픽 운동을 돌아보려 한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의 주제를 혁신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공유로 표방했다.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파리 전체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둬 교통, 식음료, 에너지 분야에서 탄소배출량을 상쇄하며 친환경적인 솔루션을 지향해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은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고 불평을 토로했다.

무더위 기간임에도 선수촌 내부를 비롯한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에도 에어컨이 없었고 친환경 대회를 강조하며 아직 정화되지 않은 센강에서 수영대회를 강행해 선수들을 불편하게 했다. 또한 선수촌 식당에서 제공했던 채식 중심 식단 메뉴는 선수들 경기력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불평이 따랐다. 그리고 성차별 없는 대회를 표방하며 성이 모호한 선수들에게 경기를 개방했던 것도 향후 올림픽 운동을 위해 평가해야 할 것이다. 올림픽은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곳에 모여 그들의 기량을 겨루고 뽐내는 청년들의 축제이기에 최상의 컨디션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했다. 주제가 부제가 돼버린 현재의 올림픽 운동은 개선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선수단에게도 이번 대회는 큰 의미가 있었는데, 대한체육회와 스포츠 협회의 운영과 행정의 구태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 올림픽 선수단은 작은 규모로 꾸려졌으나 대단한 성적을 거둔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체육회의 성적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예상을 뒤엎는 좋은 성적을 냈기에 그냥 묻고 가기엔 개운치 않은 수준이다. 그리고 대회의 주인공들은 선수들이다. 체육회나 협회는 선수들 경기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사명이다. 배드민턴의 안세영선수의 용기 있는 목소리로 대표선수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당 협회는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를 최대한 배려해야 함이 옳다. 체육회와 배드민턴협회는 장래가 촉망되는 어린 선수와 말꼬리를 잡으면서 따지기보다 잘못은 인정하고 오해됐던 부분은 납득시켜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수의 국민들은 어떤 협회가 모범적으로 선수단을 지원하고 격려했는지 어떤 종목 협회들이 비난을 받을만 했는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 지금 MZ세대들은 과거 세대와는 생각과 행동이 전혀 다른 세대로서 일방적인 권위로 누를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나 때는 말이야…!" 하면서 권위로 누르며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인 눈총을 받고 있는 스포츠 단체들이 인식을 전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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