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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중론'에 행정체제 개편 주민투표 미뤄지나
제주도의회, 3일 오영훈 지사 상대로 도정질문
연내 주민투표 불발 시 대안 묻는 과정서 '설전'
오 지사 "행안부와 협의할 수 있다면 시기 조정"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4. 09.03. 18:33:48

오영훈 제주지사가 3일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도의회

[한라일보] 민선 8기 제주도정의 최우선 공약인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 정부의 '신중론'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결정할 주민투표가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당초 제주도는 2026년 7월 기초자치단체 출범을 위해선 이달 중에 행정안전부가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올해 안에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혀왔지만, 오영훈 제주지사는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3일 제43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제주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이 담긴 제주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를 확인했는지 묻는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화북동)의 질의에 오영훈 지사는 "(검토보고서에) 제시된 내용에 대해선 이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조만간 논리적 반박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제주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상정해 심의했다. 이날 공개된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정부는 "지역사회 내 충분한 공감대 형성 여부, 기초지자체 설치에 따른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강성의 의원이 3일 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오영훈 지사에 질의하고 있다. 사진=도의회

이 같은 정부의 기조에 당초 제주도가 목표한 '연내 주민투표'가 어그러질 경우 대안을 묻는 과정에선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 의원이 "도정의 바람대로 되지 않고 지연되면 어떤 스케줄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묻자 오 지사는 "왜 바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기정사실화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에 맞서 강 의원은 "기정사실화하지는 않았다"면서 "제주에서도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 주민 수용성, 행개위(행정체제개편위원회) 결정 등을 2년 가까이 했다. 그런데 행안부의 검토 시간을 두 달로 잡은 게 부족하단 생각이 든다. 검토 기간이 늘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묻고 싶은 것"이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오 지사는 "대안이 있는지 접근하는 것보다 2026년 7월 새로운 지자체가 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우리(제주도)가 제안하는 것은 연내 주민투표이지만, 행안부와 협의할 수 있다면 시기는 조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일 오영훈 지사를 상대로 한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현기종 의원이 질문하고 있다. 사진=도의회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도민 의견을 물을 주민투표가 '깜깜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질의에 나선 현기종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성산읍)은 "주민투표를 할 때 어떤 것을 기준으로 투표를 해야 하느냐는 물음이 많다"면서 "(현재는 기초자치단체장을 주민들이 뽑는다는) '단체장 직선제'를 홍보하는 데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초자치단체를) 2개 권역으로 나눴을 때와 3개 권역으로 나눴을 때의 실익을 따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예산의 경우도) 재정조정제도를 통해 서귀포시의 적정 예산을 유지하겠다고 하지만, 이런 게 확보되지 않고 개편이 이뤄지면 어떻게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오 지사는 "주민투표는 기초자치단체의 설립,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는 정부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고서는 어렵다"면서 "주민투표가 진행된다는 것은 최소한 2026년 7월 1일 6개월 전이나 1년 전에 관련 법률 개정이 뒷받침돼야 하는 거다. 그러면 제주형 재정조정제도 등도 법률안에서 명확히 근거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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