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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오영훈 지사 '지적 수준' 언급 발언 논란에 결국 사과
이상봉 의장 4일 도정질문 둘째날 "의회 폄하" 비판
국민의힘 도당, 논평 내고 "의원 면박 주기냐" 지적
오 지사 사과했지만… '명예훼손 대응'에 취지 무색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4. 09.04. 15:21:02

오영훈 제주지사가 4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전날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한라일보] 오영훈 제주지사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정질문 답변 과정에서 '지적 수준'을 거론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결국 사과했다. 제주도의회 수장인 이상봉 의장은 문제가 된 오 지사의 발언에 대해 "도의회를 폄하"하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상봉 의장은 오영훈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 둘째 날인 4일 제431회 도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개회하며 이 같이 말했다. 오 지사의 도정질문 첫날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앞서 오 지사는 지난 3일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김황국 의원(국민의힘, 용담1·2동)과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다 "고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석하지도 못하면 그건 지적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말을 쏟아냈다. 이에 김 의원이 "뭐라고 하셨나. 뭐에 문제가 있다고요"라고 항의하자 오 지사는 그제서야 "지적 수준 문제 제기는 사과하겠다"며 물러섰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상봉 의장은 '도정질문'의 역할을 강조하며 도지사의 답변 태도가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도정질문은 도민을 대신해 묻고, 도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으로 하고자 하는 정책을 도민에게 답변하는 자리"라며 "그러나 도지사의 발언은 도민과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를 폄하하는 실망스런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장은 "최고 정책결정권자의 발언과 태도는 제주의 민주주의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라며 "도민의 뜻을 논의하는 데 있어 찬성과 반대는 있을 수 있으나 옳고 그름은 있을 수 없다. 도민에게 품격 있는 정치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일침하기도 했다.

이상봉 의장이 4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오 지사의 '지적 수준' 언급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오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국힘 제주도당은 "질문 내용이 불편하고 감정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도민의 대표에게 인격모독 수준의 망발을 해야 될 이유는 없다"면서 "협치를 강조하던 도지사가 상대당 도의원을 공개석상에서 면박 주고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스스로가 협치 테이블을 뒤엎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당시 발언의 파장을 인식한 듯 오 지사는 공개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오 지사는 이날 도정질문에서 별도의 발언 기회를 얻고 "도정질의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이 있었고, 언성을 높이는 등 의회를 경시하는 듯한 해석이 가능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도의원 출신으로서 '의회주의자'라는 점을 항상 명심하고 있다. 표현이 절제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앞으로 더 개선해 나가겠다"면서도 "일부 의원의 발언 도중에 제 명예와 관련된 발언에 대해선 분명하게 대응하겠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당시 발언이 나왔던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로 풀이되지만, 사과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오 지사의 답변 태도는 올해 4월 도정질문 과정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오 지사는 격앙된 태도와 의회와 각을 세우는 모습으로 의원들로부터 문제 제기를 받자 도정질문 끝에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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