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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제주출신 유학자 변경붕 후손 고문서 124점 기증
원주변씨제주도종친회 신도파 문중 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
조선 후기 제주 사회 경제상과 유학자의 삶 보여주는 사료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24. 09.08. 12:51:44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조선후기 제주 출신 유학자 변경붕의 후손으로부터 귀중한 고문서 및 고문헌 등 124점을 기증받았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조선후기 제주 출신 유학자 변경붕의 후손으로부터 귀중한 고문서 및 고문헌 등 124점을 기증받았다고 8일 밝혔다.

원주변씨제주도종친회 신도파 문중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 온 이 자료들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제주의 사회·경제상과 유학자의 삶을 조명하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기증된 자료는 변경붕의 6대손인 변해기 씨(원주변씨제주도종친회 신도파회장)가 보관해 오던 것이다. 문중에서는 올해 박물관 개관 40주년을 기념하고, 앞으로 조성 예정인 (가칭)제주역사관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종회(宗會)의 결정을 거쳐 해당 자료들을 기증하게 됐다.

기증 자료 중 상당수는 조선후기 성균관 전적, 대정현감, 만경현령, 사헌부 장령, 이조 참의 등 내외관직을 두루 거친 변경붕과 관련한 자료다.

기증 자료에는 1794년(정조 18) 정조가 제주도에서 시행한 과거시험에서 변경붕이 논(論) 부문 수석을 차지한 내용을 담은 '탐라빈흥록(耽羅賓興錄)'이 있다. 이 책에는 당시 급제자 명단과 과문(科文)이 함께 수록돼 있다.

기증받은 고문서.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기증받은 '탐라빈흥록'.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기증받은 지도.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그 외 변경붕의 시권(試券, 과거시험 답안지), 홍패(紅牌, 문과급제 교지), 고신(告身, 관직 임명장), 차첩(差帖, 녹봉이 정해지지 않은 관직자를 임명하면서 내린 임명장), 개인 문집 등이 포함돼 있다.

박물관은 "특히 제주도에서 처음 확인된 조선후기 제작 '동국팔도대총도(東國八道大摠圖)'와 유사한 지도책도 포함돼 학술적 가치를 더한다"고 전했다.

기증증서 수여식에 참석한 문중의 변해기, 변창구, 변택춘 씨는 "박물관 기증을 통해 훼손과 도난의 위험에서 벗어나 문중 자료들을 안전하게 보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 자료들이 전시와 연구에 적극 활용돼 원주변씨 후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식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이번 기증은 도내 마을과 개별 집안(문중) 소장 자료에 대한 자발적 기증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빠르게 사라져가는 제주 향토자료를 발굴·수집·연구하는 허브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박물관은 지난해 8월 제주학 가치 확산을 위해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김순자)와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협업을 통해 올해 말까지 해당 기증자료들의 탈초·번역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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