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박문영 작가의 동명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극단 돌파구의 연극 '지상의 여자들'(각색 안정민, 연출 전인철)이 제주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2022년 낭독 공연과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쳐 2023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첫선을 보인 '지상의 여자들'은 올해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 '2024 지역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 공모사업에 선정돼 제주 첫 투어에 나선다.

'지상의 여자들'은 지방의 작은 도시 구주라는 곳에서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남성들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작 소설이 폭력적인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심리묘사에 집중했다면, 연극은 가부장제 폐습에 뿌리를 둔 남녀의 젠더 문제에서 출발해 어머니와 며느리, 엄마와 딸, 원주민과 이주민 등 다양한 층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문제까지 확장해 다룬다.

배우들의 다채로운 캐릭터 변신도 주목된다. 특별한 세트 없이 3면이 흰 벽에 둘러싸인 무대 위에서 8명의 배우는 등·퇴장 없이 극중 인물인 인간을 비롯한 돌, 개, 물고기, 책벌레, 미어캣 등 다른 종까지 1인 다역으로 섬세하면서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오는 10월 2일(오후 7시 30분)과 3일(오후 3시) 이틀간 진행되며, 중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전석 2만 원. 예매는 제주아트센터 누리집을 통해 할 수 있다.

10월 3일 공연 종료 후엔 작품이 던진 화두를 객석과 소통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예정돼 있다.

강중열 제주아트센터 소장은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세대 간, 계층 간 다양한 폭력성을 유쾌하지만 진중하게 다룬 작품으로 서로 공존하고 연대하는 소통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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