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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고수온 피해 역대 최고… "대응 방안 있나"
올 여름 도내 양식장 64곳 넙치 111만마리 폐사
염지하수 없는 대정·한경 등에 고수온 피해 집중
제주도의회 농수축위, 제주도에 대책 마련 주문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4. 09.11. 16:12:17

도내 넙치 양식장.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올여름 제주바다가 뜨겁게 달궈지면서 고수온 피해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되풀이되는 피해에도 예방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11일 제주자치도의회 농추수축경제위원회에 보고한 '고수온 피해 현황' 자료를 보면 이달 5일 기준 도내 양식장 64곳에서 넙치 약 111만마리(838t, 피해액 약 27억원)가 폐사했다. 지난 7월 31일 첫 피해 발생 이후 접수된 피해 현황이다. 도내 어류 육상양식장은 지난해 말 기준 354곳인데, 전체 5곳 중 1곳가량(18.1%)이 고수온 피해를 입은 셈이다. 고수온은 바닷물 수온이 28℃ 이상 높게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고수온 피해는 서귀포시 대정읍에 집중됐다. 피해 양식장의 60.9%가 대정읍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에서만 넙치 54만마리가 폐사했다. 역시 제주 서부지역인 제주시 한경(26.6%), 한림(4.7%) 순으로 피해가 컸다. 염지하수가 없어 자연 해수에 의존하는 양식장에 피해가 집중된 것이다.

올해 고수온 피해는 역대급을 기록했다. 도내에서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 어류가 100만마리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최근 3년간 피해량은 2021년 10만2000마리, 2022년 38만8000마리, 2023년 93만1000마리로, 작년부터 고수온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바다가 빨리 달아오르면서 고수온 피해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고수온 '예비특보'(수온 25℃ 도달 예상, 지난 7월 11일)는 작년보다 10일 빨랐고, 고수온 '주의보'(수온 28℃ 도달, 7월 24일)와 '경보'(수온 28℃ 3일 이상, 7월 31일)도 각각 4일, 14일 일찍 내려졌다.

사진 왼쪽부터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양용만 위원장과 한권, 현기종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이 같은 피해에도 행정 차원의 대응은 뒤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의회 농수축경제위는 제431회 임시회 기간인 이날 제주도 해양수산국 등으로부터 해당 현안을 보고 받고 향후 대응을 집중 거론했다.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은 "해양수산부가 지난 6월 '2024 고수온 적조 종합대책'을 발표했는데, 양식생물 피해를 저감하기 위해선 초기에 산소 공급 등 사전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시됐다"면서 "다시 말해 양식장이 액화산소를 미리 비축해 두면 사전에 대처할 수 있고 폐사를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이 고수온 피해를 입은 양식장 대부분에 액화산소가 지원됐지만 예산이 한정돼 충분한 공급이 어려웠다고 답변하자 "사후 약방문식이 돼선 안 된다.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과 양식장에 액화산소 공급기를 사전 배치하는 방안을 재정적, 제도적으로 철저히 강구해 사전 대응에 더 초점을 맞춰 달라"고 주문했다.

현기종 의원(국민의힘, 성산읍)은 계속되는 온난화로 인해 액화산소 지원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중장기적인 고수온 대책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단기 대책으로 양식장 수온을 낮추기 위해 더 낮은 수심에서 물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취수관 길이를 연장하고, 장기적으로는 물을 끌어다 쓰는 기존 유수식 양식 방법에서 순환여과식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까지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순환여과식의 경제성 문제를 거론하는 현 의원의 질의에 정재철 국장은 "초기 자본은 많이 들겠지만 안착이 되면 폐사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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