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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것 알면 행복합니다" [가치육아 추석 특별판]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명절
행복하려면? "서로 이해해야"
알면 좋을 가족과의 '대화법'
가치육아 그간 얘기서 '쏙쏙'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4. 09.14. 10:02:22
[한라일보] 추석 명절입니다. 오래간만에 온 가족이 모이고,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연휴인데요. 그런 만큼 꼭 필요한 게 '서로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합니다.

2022년 7월부터 지금까지 40회가량 이어진 '가치육아-이럴땐'는 영유아 자녀를 둔 제주 엄마 아빠들의 '육아상담소'이지만, 알고 보면 모든 어른을 위한 코너이기도 합니다. 군데군데 행복한 가족을 위한 감정 읽기, 갈등 조정 등의 대화법이 숨겨져 있기 때문인데요.

올 추석을 맞아 그동안의 가치육아를 요약해 볼 수 있게 '추석 특별판'을 준비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위하는 대화법으로 모두가 행복한 추석 보내길 바랍니다.

|추석 나들이 가려는데 떼쓴다면…

우선 이유를 찾아보세요. 아이의 행동 앞뒤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유 없이 떼쓰거나 화내는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를 불렀는데 그 순간 엄마가 자신을 보지 않았다면, 그 작고 미묘한 것 때문에 발동하기도 하지요.

신발을 신고 옷을 입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발을 신어야 하는데 엄마가 도와주는 걸 무조건 싫다고 하는 아이. 일단 기다리는 게 중요합니다. 부모가 정한 시간이 아닌 기다릴 수 있는 시간만큼 말이죠. "도와줄까" 물어보는데도 "싫다"고 표현하면 "그래, 혼자 할 수 있다고?"라고 물어보며 아이 옆에서 눈 맞추며 고개를 끄덕여줍니다.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떼를 쓰기 전에 어떤 행동을 할지 미리 예측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신발을 신지 않거나 옷을 안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선택권을 넓게 주는 것이지요. 여러 개 중에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근데 이 경우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어릴 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시간이라는 말이 있지요. 몇 분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주세요. [가치육아-이럴 땐 제1화] "떼쓰는 아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

추석 연휴, 아이와 놀이할 때는 부모가 조금 뒤에 있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 스스로 발견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놀이할 수 있을 겁니다.

|추석 연휴 아이와 놀이는 '이렇게'

부모가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놀아주는 것은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저건 저렇게 해야지", "엄마처럼 해 봐", "아빠가 해볼게"라는 부모의 '개입'은 아이에게 놀이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합니다. 정답지를 가져다주며 문제 풀이 공부를 하라는 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놀이가 계속되면 엄마나 아빠 없이는 놀지 못하는 아이가 돼 버립니다.

놀이할 때만큼은 부모가 조금 뒤에 있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엄마도 잘 모르겠네",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물으며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아이의 놀이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도 안 된다는 겁니다. 아이가 놀든지 말든지 부모가 신경 쓰지 않는다면 아이는 무관심과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들은 관계 안에서 놀이를 하고 격려를 받을 때 놀이를 통해 긍정적이고 자존감 높은 아이로 자랍니다.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몰라도 괜찮습니다. 같이 놀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대신에 단 10분이라도 다른 일을 하지 말고 아이 옆에서 아이가 하는 놀이를 지켜보세요. "이런 놀이를 하고 있었구나"라며 관심을 갖고, 아이가 웃을 때 같이 웃어도 주고요. 놀이를 하다 뿌듯함이 차오른 표정으로 부모를 바라보면 눈 맞춰주고 "잘했다"고도 해주세요. 이렇게만 해도 아이들은 알아서 잘 놀 겁니다. [가치육아 -이럴 땐 제34화] 혹시 아이와 '가짜 놀이' 하고 있나요

형제자매가 옥신각신 다툰다면 저마다의 마음을 읽어주세요.

|연휴 내내 옥신각신… "잠깐만"으로 멈춤을

형제자매가 다투는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게 바로 "잠깐만"입니다. 서로 다투고 있을 때,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잠깐만, 잠깐만"이라고 말하며 일단 상황을 멈추게 하는 거지요.

그런 다음에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겁니다. 첫째에게는 우선 "무슨 일이야, 어떻게 된 일이야"라고 묻고, 대답하지 않으면 "혼자 놀고 싶은데 동생이 만지면 놀이가 깨져서 화가 날 것 같구나. 맞아?"라고 말하는 거죠. 그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맞다'고 할 겁니다. 그 다음엔 동생 차례입니다. "언니(*상황에 따른 호칭)가 하는 걸 보니까 같이 하고 싶어서 만진 것 같은데, 맞아?"라고 물으면 동생도 '그렇다'고 할 겁니다.

그렇게 물어보는 걸로 끝입니다. 엄마는 "그럼 어떻게 하지?"라며 큰아이의 도움을 기다리는 겁니다. 엄마가 마음을 충분히 읽어줬기 때문에 두 아이 모두 그 순간 화를 가라앉힐 거예요. 올라갔던 감정이 내려가면 생각하는 영역이 생깁니다. 그러면 큰아이가 동생에게 장난감을 하나 준다든가 여기 앉으라고 먼저 얘기해 줄 수도 있습니다.

엄마도 한마디 보태 주세요. "네가 동생에게 나눠주는 걸 보니 엄마가 고민하고 걱정했던 게 다 풀렸네", "엄마의 숙제가 다 해결됐네"라고 말이지요. "자매끼리 잘 지내는 걸 보니 정말 행복하다. 고마워"라고 덧붙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관계는 '노력'입니다. 부모가 이렇게 말한다면 아이들은 다툼이 발생할 때도 서로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애쓸 겁니다. [가치육아 -이럴 땐 제10화] 아이들 다툴 때 "잠깐만" 기억하세요

누구보다 부모부터가 괜찮아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괜찮은지 물어봐 주세요.

|차례상 차리랴 아이 보랴… "나는 괜찮나"

부모부터 돌보지 않으면 그 안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 아이에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잦은 짜증에 화가 나는 상황.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돌보는 부모는 아이에게 "많이 힘들어?" "뭐가 가치(*아이 이름)를 그렇게 힘들게 할까?"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부모라면 "왜 또 그래", "왜 자꾸 울어"라는 말이 나오게 되지요.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에도 중간중간 멈추고 자신을 바라보세요. 화가 나거나 짜증 날 때만이 아니라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까지 말이지요. '내가 지금 이런 감정이구나', '내가 이럴 땐 이런 기분을 느끼는구나'처럼 자신의 마음을 체감하면서 스스로를 알아주고 다독여주는 겁니다. "괜찮아?"라는 물음은 누구에게보다 가장 먼저 자신에게 해야 합니다. 내가 괜찮아야 아이가 괜찮아 보이고, 내가 괜찮아야 다른 사람에게 "괜찮아?"라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단 1분이라도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 보세요. 물을 한 잔 마시거나 고개를 돌려 밖을 쳐다보기도 하고요. 잠깐 몸을 움직이는 스트레칭도 좋습니다. 심호흡도 큰 도움이 됩니다. 심장에 집중해 천천히 숨을 고르게 들이마시고 고르게 내쉬어 보는 '심장 집중 호흡'은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를 회복하는 기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치육아 -이럴 땐 제21화] "'괜찮아?'라는 말, 그 누구보다 '나'한테 하세요

즐거운 연휴이지만 누군가에겐 힘들기도 한 명절이죠. 추석 연휴 기간 음식 준비에 아이 돌봄까지 고생한 서로에게 '6초 포옹' 해 보세요.

|연휴 질 보낸 우리 "'6초 포옹' 하자"

무엇보다 서로 간의 교감이 중요합니다. 하루 종일 아내가 아이를 돌본 상황이라면 퇴근해서 집에 돌아온 남편은 "당신 힘들지. 고생 많아. 매일 고마워"하고 말해 주는 거죠. 그러면서 '6초 포옹'을 해 보세요. 아내를 안아주고 여섯을 세는 거예요. 교감은 무언가 멈춰 있을 때 흐릅니다. 잠깐 멈춰 포옹하며 나누는 이야기에 여러 부정적인 감정이 다 녹아내리지 않을까요.

아내도 남편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가 태어난 뒤로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며 서운함을 느끼는 남편들도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야 합니다. 엄마 아빠가 서로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말이 아닌 몸으로 배우게 됩니다. '내가 세상에 잘 태어났구나', '세상은 괜찮은 곳이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고요. [가치육아 -이럴 땐 제9화] "오늘부터 '6초 포옹'해 보세요"

◇가치 육아 - 이럴 땐

한라일보의 '가치 육아'는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며 '육아의 가치'를 더하는 코너입니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가 돼 제주도내 부모들의 고민과 마주합니다. 2주에 한 번 영유아 양육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자유롭게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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