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오피니언
[이길수의 건강&생활] 투석환자의 가려움증(소양증)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입력 : 2024. 09.25. 02:00:00
[한라일보] 오늘은 혈액투석을 받으시는 분들께서 많이 호소하시는 가려움증에 대해 소개한다. 가려움증은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들 사이에서 흔히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로, 이는 '투석 관련 가려움증 (uremic pruritus)'이라고도 불린다. 투석 환자의 4명 중 한명꼴로 발생하는데 심한 가려움증은 심각한 불편함과 수면장애를 일으켜 삶의 질을 저하시키게 된다. 너무 가려워서 투석혈관부위를 긁게되면 이차감염까지 일어나 자칫 심한 염증으로 번지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에 주목해야 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혈액투석 환자에서 가려움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주로 다음과 같다. 첫째, 아무리 인공적으로 투석을 하더라도 신장에서 배출되어야 할 여러 독성 물질(요소, 크레아티닌 등)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정상처럼 막을 수는 없다. 결국 약간씩이라도 축적되는 독소들이 피부에 영향을 주어 신경을 자극하고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혈액 투석만으로는 제거되지 않는 중간크기 입자들 (단백질 분해산물)의 축적도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두번째는 신질환 자체로 인한 만성 염증 상태다. 혈액 내 염증 표지자들의 수치가 높을 때, 전신적인 염증 반응이 피부의 신경 말단을 자극해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로는 만성 신부전환자에서 가지는 비정상적인 칼슘과 인의 대사다. 혈액 내 고인산혈증(높은 인 수치)과 저칼슘혈증 또는 고칼슘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부갑상선 호르몬(PTH)의 분비가 증가해 뼈에서 칼슘이 유리된다. 이렇게 혈중으로 흘러나온 칼슘 및 인이 피부에 침착되어 피부 석회화(cutaneous calcification)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다. 넷째로는 신부전 환자에서는 말초 신경 손상이 흔히 발생하며, 이는 가려움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말초 신경 손상으로 인해 피부의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반응하여 신경성 가려움증(neuropathic pruritus)을 유발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내용은 치료가 어렵다. 다만 투석 효율 부족으로 인해 혈액 내 노폐물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으면, 독소가 지속적으로 체내에 남아있게 되고, 이는 가려움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투석 효율을 높이면 혈액 내 독성 물질과 염증성 물질을 더 잘 제거할 수 있어 가려움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투석 시간을 연장하거나 "고효율 투석(high-flux hemodialysis)"과 같은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혈액여과 (hemofiltration)와 같은 방법도 중간 크기 이상의 물질 제거에 효과적일 수 있으며, 가려움증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고인산혈증을 조절하기 위해 부갑상선 호르몬(PTH)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는 calcimimetics 약물(예: 시나칼세트)이 사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뼈와 피부에서의 칼슘 침착을 줄일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보습제나 국소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면 되겠지만, 혈액투석 환자에서 발생하는 소양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되며, 신체의 복합적인 대사 및 염증 반응과 연관되어 있어 치료가 매우 어렵다. 투석을 받으시는 병원의 전문의와 꼭 상의해 좀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길수 제주 수흉부외과 원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