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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서귀포 도시우회도로 차로 줄이고 보행로 확대에 "감동"
제주도, 지난 25~26일 저녁 동홍·서홍동 잇단 설명회
동홍동 "6차로 유지", 서홍동은 "차선 축소 찬성" 다수
두 지역 온도차 속 시대 변화 따른 녹지 확충 지지 눈길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4. 09.29. 13:12:40

지난 26일 저녁 서홍동복지회관에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차로 축소 등 변경안과 관련 주민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설명회를 보면서 감동했어요. 이렇게 달라지겠구나 싶어서요. 어린아이나 노인분들이 많은 곳이고 주변에 학교 등 여러 시설들이 있는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4차선으로 줄여서 사람 중심 보행 환경이 된다면 학생들도 안전하게 다닐 것이고 고령자들의 불편도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올여름 땡볕에서 가로수 없는 길을 걷는 걸 상상하지 못했을 텐데, 변화된 여건에서 이런 계획안이 나온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애가 셋인데, 앞으로 아이들이 안심하고 건널 수 있는 길이 생긴다니 좋습니다. 설명회 내용처럼 해 주신다면 너무 감사합니다."

"6차선으로 계획했더라도 안전을 위해 바꾸는 거라면 저는 찬성입니다."

지난 26일 저녁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복지회관. 제주도가 주관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 사업-사람과 자연 중심 도로 추진' 설명회에서는 걸어서 이동하는 일이 잦은 노인, 아이를 키우는 부모 등 서홍동 주민들의 잇따른 발언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일일 교통량 분석을 토대로 도로 폭은 유지하되 차로를 왕복 6차로에서 4차로로 축소하고 보행로와 녹지대를 확장하려는 변경안을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지난 7월 설명회(한라일보 7월 30일자 3면)가 낮 시간대에 열려 주민 참여가 저조했다는 지적에 따로 마련됐다.

이날 참석자 중에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공동체 유지 등을 위해 보행로와 녹지 공간 확대에 힘을 쏟는 서울, 독일, 영국 등 국내외 사례를 제시하는 등 차로를 줄이는 도로 개설 계획에 대부분 지지를 보냈다. 서귀포에서 6년째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6차선, 8차선이 될수록 공동체가 파괴된다. (편도) 1차선이면 앞집과 친구가 되지만 3차선이 되면 멀어진다. 4차선도 서귀포 미래에선 넓다고 본다"며 지역의 미래 가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25일 저녁 동홍동에서 진행된 도시우회도로 주민 설명회.진선희기자

반면 이보다 앞서 25일 저녁에 진행된 동홍동 주민 설명회에서는 "제주시라면 차선을 줄이겠느냐"며 '서귀포 홀대론'을 꺼내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해 제주도가 당초 발표했던 6차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도로 공사로 서귀포학생문화원 앞 소나무 숲이 잘려나가게 되는 상황을 들며 "미래 세대들이 살 땅이다. 꼭 해야 한다면 2차선만 내고 나머지는 녹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발언 기회를 얻은 주민들 다수는 "이제 와서 4차선으로 바꾸는 이유가 뭐냐"고 제주도에 따졌다.

양창훤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서홍동 설명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차로 축소에 반대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설득하는 시간을 계속 가질 것"이라며 "보완 설계가 마무리되고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다시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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