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파브르 곤충기'로 널리 알려진 장 앙리 파브르(1823~1915). 책 '위대한 관찰'(휴머니스트 펴냄)은 곤충학자로 불리길 거부해온 '자연주의자' 파브르의 말과 삶을 담은 평전이자 회고록이다. 저자 조르주 빅토르 르그로는 책에서 오래도록 자기만의 빛으로 반짝였던 한 과학자의 인생을 펼쳐보인다. 삶의 대부분을 생명의 경이로움을 밝히는 데 보낸 파브르는 과묵하면서도 강직한 성격 탓에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삶에 대해 말하는 데 늘 조심스러웠고, 오랫동안 뜬 소문들에 침묵해왔다. 1907년 여름, 파브르의 집이자 연구실인 아르마스에 방문해 그의 제자가 된 저자는 파브르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바로잡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저자는 파브르의 원고와 서신은 물론 그의 동생인 프레데릭 파브르에게 제공받은 가족의 모든 기록을 사용했다. 그렇게 파브르에 대한 가장 심도 있고 생생한 이야기는 물론 그의 삶에 결정적인 순간이 되어줬던 동물과 식물, 자연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 속 모든 문장은 파브르가 손수 검토했으며, 서문도 직접 썼다. 파브르는 학계의 권위와 명성을 누리며 이론을 발전시키기보다 평생을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학생들과 함께 자신만의 독자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들과 산을 다니며 온 몸으로 자연을 체험했고, 오로지 자신의 관찰과 경험으로 증거에 기반한 연구를 이어갔다. 저자는 "파브르는 스스로 자신의 발견이 절대적으로 확실하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었다. 신물이 날 정도로 대상을 관찰하고 또 관찰한 후에야 그 실체를 주장했기 때문"(본문 중)이라고 했다. 또 파브르는 아이들을 위한 과학 교재 집필에도 10여 년을 헌신했다. 지루하고 건조한 문장만으로 가득했던 자연사 교과서는 파브르만의 시선으로 새로이 거듭났다. 특히 식물학을 흥미로운 학문으로 만들었는데, '파브르 식물기'도 이 시기에 나왔다. 출판사는 "시공간과 연령대를 초월해 사랑받아온 파브르의 삶은 여전히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며 "자신이 알 수 없는 삶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경외의 태도로 끈기 있게 관찰하는 태도, 명성과 권력보다는 자연이 준 가치 아래 올곧게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그의 자연과학자로서의 성취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존경을 불러일으킨다"고 소개했다. 김숲 옮김. 2만2000원. 오은지기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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