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와 위성곤, 김한규, 문대림 국회의원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연내 주민투표 실시를 건의하고 있다. [한라일보]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주민투표가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연내 마지노선으로 거론됐던 17일까지 주민투표 요구권을 쥔 행정안전부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다. 제주자치도가 최적의 시나리오로 강조해왔던 '올해 안 주민투표'가 최종 불발될 경우 2026년 7월 기초자치단체(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출범을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앞서 지난 8일 오영훈 제주지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촉구했다. 문대림, 김한규, 위성곤 등 제주지역 국회의원 3인도 함께 나섰다. 이들은 같은 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주민투표 실시를 재차 건의했다. 바로 이전인 지난 7월 31일에도 같은 내용의 건의가 이뤄졌다. 제주도가 공식 문서로 행안부에 주민투표 실시를 건의한(7월 29일) 이틀 뒤였다. 오영훈 지사와 이상봉 도의회 의장은 이 장관의 집무실을 찾아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주민투표를 올해 안에 실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17일을 기점으로 이번 주를 넘기면서 사실상 연내 주민투표는 불투명해졌다. 올해 마지막 주민투표가 가능한 요일(12월 18일, 공휴일 제외 수요일)을 기준 삼은 마지노선을 지나치게 되면서다. 이날까지 행안부는 제주도의 건의에 대해 내부 검토만 이어갈 뿐, 주민투표를 요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은 이날 행안부, 국회를 방문해 다시 한번 지원사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마지노선을 넘겨도 주민투표가 가능할 거라는 전망을 내고 있다. 행안부 장관이 도지사에 주민투표를 요구하면 도의회 의견 청취, 실시 여부 통지, 주민투표 발의 등의 절차에 60일(법정기일)이 소요되는데, 의회 의견수렴 등을 단축하면 총 30~40일로 가능할 거라는 분석이다. 다만 선거관리위원회 등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역시 장담할 수는 없다. 제주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 관계자는 "실질적인 주민투표 업무는 선관위에 의뢰해 실시하게 된다"며 "아직 선관위와 협의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법정기일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이에 제주도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내 주민투표를 건의했고 검토가 진행 중인 만큼 또 다른 시간표를 내놓기보다 좀 더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민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가 해를 넘기더라도 제주특별법 개정 등에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치고 있다. 제주도가 주목하는 사례는 인천광역시의 행정체제 개편이다. 인천시는 인구 수가 늘어나는 영종구(옛 영종도)를 중구에서 분리하고 구도심인 중구와 동구를 합쳐 '제물포구'를 만드는 안으로 준비를 착수한지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쯤 법률 재개정을 마무리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인천시 제물포구·영종구 및 검단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은 올해 1월 제정돼 2026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 관계자는 "(인천시 사례는) 변화된 행정 수요에 따라 지역을 통합하고 분리했다는 취지에서 제주도와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투표 이후에 사무배분이나 분권 특례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재개정과 청사 확보, 공유재산 분배, 제주형 재정조정제도 등에 대한 사항이 진행된다"며 "(주민투표가 늦어져도) 사전에 착실히 준비한다면 주민투표 시기와 관련한 문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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