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신산공원에는 제주시 명의로 금주, 금연, 고성방가 등을 금지하고, 위반시 소정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경고문이 설치돼 있다. 이렇게 시민들에게는 갖가지 규제 사항을 나열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막상 공원 관리 과정에서 주객전도 행태로의 갑질은 완장 탓인가. 신산공원 청소부는 산책하는 시민들과 운동 기구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오솔길 낙엽을 쓸고 있다. 층간 소음도 34데시벨부터는 규제를 받는데 수 시간 동안 낙엽 송풍기에서 발생하는 107데시벨의 굉음과 먼지, 매연, 여과 장치 없이 지독하게 뿜어내는 80cc의 배기가스는 실로 고문에 가깝다. 공원 오솔길 낙엽을 꼭 쓸어낼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빗자루로 조용히 쓸어 담아 수거하는 것이 시민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일반 도로 위의 낙엽은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공원길 낙엽은 그 자체가 자연스럽고 멋진 풍경 아닌가. 2015년 여름에는 신산공원 지역에 제초제를 살포했었다. 낙엽 송풍기 작업은 그에 버금이다. 공원 관리 편의를 위해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정당화한 규칙이나 조례는 어디에도 없다. 차라리 시민들이 낙엽 밟는 낭만과 정취를 오롯이 느끼도록 자연 그대로 방치함은 어떤가. 레미 드 구르몽의 '낙엽'을 읊조려 본다. "시몬, 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후략…" <정만호 제주시 오현길 주민>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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