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나를 만난 것이 나쁜 꿈이었던 듯 살길 바라요 손바닥을 펼치면 마음에 이리도 많은 적이 기를 세웠으니 신발을 세워 물기를 빼던 댓돌은 사라지고 향만 취하고 술은 뱉듯이 나는 여태 빌려온 사랑 주인 없는 이별만 하였습니다 이제 알 것 같아요 태양이 실눈을 뜨면 금을 쪼갠 듯 빛이 새요 구름이 해와 합쳐질 때 처음으로 당신 속에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삽화=배수연 나를 만난 것이 나쁜 꿈이었던 듯 살길 바랍니다,(사실은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 주기를) 아직 꿈이 끝난 것은 아니니까, 나쁨 다음에 좋음이 올 수 있는 거지요. 애초에 사랑도 내 것이 아니고 이별도 남이 한 것 같은 이런 소속 불명의 어긋남을 적산가옥에 빗댑니다. 무슨 일이었을까요. 사랑만 하였다는 것도 맞습니다. 내가 딴 마음을 품지 않았다는 것은 구름이 붉은 해와 합쳐질 때 처음으로 당신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고 느끼며 사는 것으로 알 수 있겠네요. 마음이 적의 깃발을 들었을 때조차. <시인>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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