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시간이 꽤 흘렀지만 아직도 그 충격은 가시지 않는다. 2017년 4월 제주시 한림지역 한 양돈장에서 축산폐수를 '숨골'에 무단방류하다 적발된 것이다. 숨골은 지표수가 지하로 잘 흘러드는 지하수 함양의 주요 통로다. 바로 그런 곳에 축산분뇨를 대량 흘려보내 제주사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결국 양돈업계가 도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런데 도내 또 다른 양돈장에서 분뇨를 불법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귀포시가 엊그제 표선지역에서 축산분뇨를 불법 배출한 한 양돈장을 허가 취소했다. 이번에 허가 취소된 양돈장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불법 분뇨 처리가 고의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관련 조례에 따라 해당 양돈장에 대한 허가 취소에 나섰다. 이 양돈장은 그동안 축산악취로 인해 인근 밭 소유주와 마을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알다시피 도내 양돈장에서 축산분뇨를 숨골에 무단 방류한 사건은 그 파장이 컸다. 당시 제주도는 후속조치로 문제의 양돈장 허가를 취소했다. 또 모든 양돈장을 전수조사하고 불법 양돈장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주도가 타지방 돼지고기에 대한 반입 금지조치까지 풀었다. 특히 양돈업계가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는데 왜 이런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는지 안타깝다. 축산분뇨 불법 배출은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에 치명적이란 것을 몰라서 그러는가. 양돈장에 대한 관리가 더욱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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