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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6일·하루10시간 일… 제주 자영업자 "자녀돌봄 힘드네"
소규모 자영업자 자녀돌봄 실태조사
임금근로자보다 긴 근로시간 등 열악
86% "돌봄 시설 이용 어려움 경험"
제주여가원 "지역 맞춤 지원책 필요"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입력 : 2024. 11.19. 17:26:28
[한라일보] '일주일 평균 6일,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임금근로자보다 긴 근로시간과 불규칙한 근로환경으로 인해 제주지역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자녀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19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의 '제주지역 소규모 자영업자의 자녀돌봄 실태와 지원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도내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자영업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1.3%는 평균 '주 6일'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4.7%는 '주 5일', 10.0%는 '주 7일' 일하고 있었다.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10.1시간으로, 임금근로자의 근로시간이 하루 8시간 수준임을 고려했을때 상대적으로 긴 수준이다. 이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하루 10.4시간 일해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하루 9.6시간)보다 근로시간이 길었다. 응답자의 59.7%는 '오전 9~10시 사이에 출근한다'고 했고, 53.1%는 '오후 8시 이후에 퇴근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8.8%는 하루 평균 3~4시간 정도 본인 또는 배우자가 직접 자녀를 돌본다고 했다. 자녀를 2시간 이내 돌본다는 응답자는 5%였다. 자녀를 돌보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자녀를 직접 돌볼 시간의 부족'이 20.8%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제적 어려움(18.0%)', '갑자기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는 경우(15.1%)' 등을 꼽았다.

특히 양육 공백(긴급한 돌봄 수요) 발생시 이들의 절반 이상(51.3%)은 아이의 조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자도 21.0%에 달했다. 자녀돌봄과 관련해 가장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시기로는 응답자의 65.7%가 '초등학교 취학 이후'라고 답했다. 자녀돌봄과 관련 지출 항목 중에서는 사교육비 비중(53.0%)이 가장 컸다.

응답자의 86.7%는 기본보육·교육 이외 자녀돌봄과 관련한 시설이나 서비스 이용시 어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31%는 시설이나 서비스 이용시간이 근로일·근로시간과 맞지 않아 시설·서비스 이용시 어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해서(20.0%)', '이용 요금이 비싸서(16.8%)' 등 순이었다. 또 응답자의 86.3%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자녀돌봄 지원정책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연구책임자인 강권오 연구위원은 "도내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자녀를 출산하거나 양육하는데 있어 임금근로자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돌봄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며 "출산이나 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다양한 제도들이 임금근로자 위주로 설계된 경우가 많아 자영업자들의 출산이나 양육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제주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해 소규모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지원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1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출산·양육 지원금 제도 도입, 아픈아이 긴급돌봄서비스 운영, 자영업자 맞춤형 어린이집 시범 운영, 조부모 돌봄수당 제도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비임금근로자 중 도내 자영업자 비중은 27.8%로, 전국 평균(20.6%)보다 높은 수준이다. 도내 5인 미만 자영업자 수는 10만3586명으로 전체 자영업자(11만561명)의 94%에 달한다. 이 중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 비중은 81.7%,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비중은 22.5%였다. 평균 혼인·출산 연령 등을 고려해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양육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연령대인 20~45세 자영업자 수는 2만41명(19.3%)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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