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제주와미래연구원 스튜디오에서 '제주 민박, 살릴 수 있나'를 주제로 제주미래토크가 진행됐다. 농어촌 주택 중 13.5% 차지… “지역소멸 막기 주효” 휴폐업 숙박·민박업 살리기 행정·제도적 지원 필수 애월 중산간 한화 애월포레스트 민박업에 ‘치명타’ [한라일보] 제주의 빈집을 활용해 제주살이와 연계한 인구유입 정책의 필요성과 휴폐업으로 내몰리는 제주 숙박·민박업을 살리기 위한 전향적인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 민박, 살릴 수 있나'를 주제로 한라일보와 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TBN제주교통방송이 공동 기획한 제주미래토크가 지난 7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열렸다. 토론에는 진행을 맡은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를 비롯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양영수 도의원(진보당, 제주시 아라동을), 박건도 청년활동가가 참여했다. ▶조선희(이하 조)=제주미래토크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오늘은 제주와 관련해 아주 특별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 ▶박건도(이하 박)=토론 내용은 '지방 소멸 위기와 제주 민박 활성화'다. 여기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규모 숙박시설인 한화 애월포레스트 건설이 제주 민박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우선, 도시와 농어촌간의 관광수익 불균형이 문제 되고 있다는데, 관련 현황에 대해 말해 달라. 박건도 청년활동가 ▶양영수(이하 양)=요즘 젊은 층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가 체험형 관광인데, 농어촌에서 좀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 도심에서 이뤄지며 왜 그런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전국적으로 농어촌에 빈집이 많다. 전국 평균은 7.9%인데 제주는 13.5%로 빈집을 활용해 제주살이와 연계해야 한다. 양영수 제주도의원 ▶조=민박 활성화가 지방소멸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 대안이 돼 줄 수 있을까? ▶양=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행정·제도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민박들이 자생력을 갖고 갈 수 있는데, 지금은 자생력을 갖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제도적인 부분도 그렇고 경쟁력 뒷받침도 다소 약하다. ▶조=애월 중산간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건설된다는데, 민박업에 치명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양=언론보도를 보면 민박업소뿐만 아니라 숙박업소의 휴폐업이 많다. 제주의 대규모 관광개발들이 휴양시설보다 콘도 등 숙박시설을 먼저 만든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도민경제에 필요한 부분들은 예산이 없어 차일피일 미루고 숙박업 장사는 계속한다. 이런 문제들이 애월포레스트 때도 이어질 거라는 불안감이 크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안 됐을 때는 페널티도 적용해야 한다. 특히 의회 차원에서도 애월포레스트는 시작 전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약속을 받고 중간 점검들을 철저히 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 ▶박=대규모 개발사업이 들어왔을 때 그 민박업 자체가 흔들리면 오히려 전체적으로 봤을 땐 고용의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양=휴폐업 때마다 마을 분들이 일자리를 잃는다. 민박업이 좀 잘 이뤄지면 마을 단위에서 일자리도 많아진다. 마을 분들이 그 마을에 어울리는 나무와 환경을 더 잘 안다. 그런 부분들이 사실상 더 필요하고 농어촌민박이 좀 더 활성화 돼야 한다. ▶조=대규모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사실상 현재로서는 막을 수도 없다. 제주의 특화된 경쟁력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강화를 시킬 수 있는지. ▶양=제주도가 추진 중인 워케이션(일과 휴가)과 런게이션(배움이 있는 여행)의 핵심은 농어촌 민박이다. 제주에 와서 일하고 싶고, 교육 받고 싶은 분들이 어떻게 제주에서 거주하고 잘 살 것이냐를 지원해야 하는데 지금은 사실상 불법화되고 있다. 제도적인 문제가 있어 그걸 합법적으로 잘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홍보나 활용을 좀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디지털 전환을 행정에서 도와줘야 된다. ▶박=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민박업자가 해당 시설에 거주하는 조건을 없애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조항을 뒀던 이유가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양=실거주하면서 민박업을 하는 게 현재 법이다. 그런데 법을 지키다 보면은 결국에는 임대는 안 되고 소비자의 생각과 멀어지면서 트렌드를 쫓아가는 데도 한계가 있다. ▶조=실거주 조항을 풀어 특례를 적용하면 제주 민박업이 정말 활성화가 될 수 있나. ▶양=의회에서 관련 예산들을 들여다보면 홍보가 너무나 약하다. 제주 관광이 어렵다고 하고, 안 좋은 보도가 나오니 관광신고센터 등을 만들고 있다. 그보다는 아름다운 농어촌에서 '단 며칠이라도 살 수 있는 좋은 민박들이 이렇게 많다'는 점을 잘 알려야 한다. 핫라인 소통 창구가 있으면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박=제주 민박 활성화를 위해서는 조례로서는 또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가. ▶양=도민을 위한 좋은 조례를 만들어 뭐든지 할 수 있다기보다는 멈춰 있는 상위법에서 뭔가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도민사회의 공론화 과정도 중요하다. ▶조=민박업 대책을 얘기할 때 꼭 빠지지 않는 게 안전 인증제인데, 제주에서도 필요하지 않나. ▶양=대한민국 전체가 전 세계 어디보다도 안전해야 한다. 거기에 좀 더 안전해야 하는 인증 절차가 있다면 좀 더 믿고 찾을 수 있겠다. 이런 것들을 다 갖추는 과정에서 도의 역할이 필요하다. ▶조=인증제를 적용시키기 위한 현실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공론화 과정이고 활로를 찾는 게 아닐까. 최근 민박업을 하시는 분들이 협의체를 만들어 애월포레스트 문제로 기자회견하고 있는데. ▶양=그분들한테는 생존의 문제다. 대기업이 덤핑 처리하면 민박이 아무리 잘 돼 있더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데서 민박업체나 관련 단체에서는 엄청난 위기의식을 갖는다. 제도적으로 중간 점검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만 실천이 부족하다. ▶박=최근 도에서 도의회로 제출한 중산간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때문에 논란이다. 중산간 지역에서 골프장이 포함이 안 된 대규모 관광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특혜 논란이 있다. ▶양=애월 대규모 관광개발이 이슈가 없었다면 (변경안 내용 자체는) 물을 보호하려는 노력으로 좋게 바라볼 수 있다. 그런데 개발이 거기서 이뤄지니깐 편의성을 제공해 오히려 이런 안을 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안이라도 뭔가 혜택을 받거나 그것이 도민이 바라보는 데 좋은 부분이 아니라 오히려 민간의 농어촌 민박업자들이 삶을 걱정하는 상황이면 좋은 시선으로 볼 수는 없다. ▶조=이런 현실에서도 민박업을 하려는 분들이 있다. 이들을 지원하는 현실적인 정책들 제대로 작동하는지. ▶양=사실상 마을 관광을 만들 때 지원할 수 있는 제주특별법이 있다. 그런데 도에서 한 사례는 1건도 없다. 법은 있는데, 실천할 수 있는 조례가 부족하다. ▶조=민박업이 줄폐업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떤가. ▶양=지난 5월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면 184곳이 휴폐업했고 그중 민박업이 174곳이다. 대부분 농어촌 민박업이 휴폐업을 하고 있다. ▶조=스쳐 가는 제주가 아니라 체류하는 제주, 그것이 농어촌의 지역경제를 살리고 인구 유입의 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제주 민박업의 활성화 그리고 앞으로 지방 소멸 위기를 어떻게 늦출 수 있는가에 대한 좀 더 다양한 법, 제도적·행정적 지원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백금탁기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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