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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돈내코 등반로 '꿔다놓은 보릿자루' 전락
2009년 개방 후 매년 입장객 줄면서 연간 3000명대 수준
"등반객 유치 서귀포 경제 활성화" 당초 개방 취지 무색
위영석 기자 yswi1968@ihalla.com
입력 : 2024. 11.21. 11:13:07

서귀포 돈내코 코스에서 바라본 한라산 설경. 제주자치도 제공

[한라일보] 지난 2009년 12월 개방한 한라산 돈내코 코스 입장객이 매년 3000명 수준에 머물러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돈내코 코스를 통해 한라산을 오른 인원은 3236명이다. 매달 300명 안팎에 불과하고 지난 7월 입장인원은 고작 75명에 불과하다.

어리목·영실 등 5개 등반로를 통한 전체 한라산 입장객 75만4586명의 1%도 안되는 미미한 수준이다. 같은 산남지역 등반코스인 영실코스 27만2846명과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돈내코 등반로는 한라산 남벽 일대 등의 심한 훼손 등으로 지난 1994년 7월 1일부터 자연휴식년제에 따른 출입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후 산남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지난 2009년 12월 개방됐다.

개방된 만큼 초기 입장객은 2014년 한 달 100~2000명 정도로 연간 1만 3000여 명을 넘었지만 이후 매년 입장객이 줄면서 2019년 6019명, 2020년 4984명, 2021년 3154명, 2022년 3966명, 2023년 3714명에 그치고 있다.

하루 10명도 입장하지 않는 날이 많아 등반코스로서의 의미가 상실되면서 당초 탐방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도 퇴색된 지 오래다.

탐방예약제 대상 코스가 아닌데도 이처럼 돈내코 코스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이유는 일반인의 경우 등반시간이 편도 4시간 정도로 왕복 8시간이 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코스보다 한라산의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적고 접근성도 떨어지는 것도 흠이다.

이에 대해 제주자치도청 홈페이지 '도지사에 바란다' 코너에 글을 올린 민원인은 "돈내코 코스는 시설물과 등반코스가 가장 노후화하고 대피소나 화장실도 관리가 제대로 안된다"고 지적하며 "관음사나 성판악에만 등반객이 몰리면서 서귀포에 관광객도 오지 않는데 돈내코 코스로 백록담 정상에 갈 수 있도록 우회동선을 개척하든지 예전처럼 정상코스를 복원하라"고 요구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돈내코 코스에서 정상으로 가는 남벽코스가 붕괴 위험이 있는 상황인데다 윗세오름 등으로 이어지는 우회코스를 개설하기도 어려워 돈내코 코스 활성화가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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