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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의 이름 찾는 새로운 길" 4·3영화 '내 이름은' 만든다
정지영 감독·염혜란 주연... 내년 4월 크랭크인, 2026년 4월 3일 개봉 목표
지난 2일부터 '4·3 이름 찾기' 펀딩 진행 중... "도민들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24. 12.09. 16:16:15

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4·3영화 '내 이름은' 제작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주4·3영화 '내 이름은'이 오는 2026년 관객과의 만남을 예고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4·3영화 '내 이름은'은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소년들'로 사회 기득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며 관객과 함께 호흡해온 한국영화의 거장 정지영 감독이 연출을 맡아 선보일 신작이다. 영화 '시민덕희'와 드라마 '더 글로리', '마스크 걸'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로 여성 캐릭터의 폭을 넓혀온 배우 염혜란이 주연('정순' 역)을 맡았다.

렛츠필름과 아우라픽처스가 공동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내년 초 크랭크인을 목표로 제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4·3영화 '내 이름은' 제작발표 기자회견이 열려 주목을 받았다. 이 자리엔 정지영 감독과 염혜란·김민재 배우를 비롯 영화를 후원하는 제작추진위원과 후원자 등이 함께 했다.

정지영 감독은 인사말에서 4·3이 어떻게 대중에 가까이 가느냐, 대중이 4·3을 이해하도록 어떻게 돕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염혜란 배우는 "든든한 어른이신 감독님이 제안을 주셔서 기꺼이 할 수 있었다"며 "시나리오를 봤을때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기인데, (4·3을) 잘 모르지만 가해자, 피해자, 어떤 누군가를 고발하고 책임을 묻는 영화라기보다는 오랜 상처를 가진 그분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자세, 그런 부분이 참 좋았다"고 밝혔다. 염 배우는 "그 분들을 위로하는 영화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말과 함께 영화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김민재 배우도 "처가가 제주고, 제주로 이주해서 산지 10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며 "4·3이야기가 낯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멀리 있지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서)역할이 크진 않지만 영화에 조금이라도 도움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정지영 감독, 배우 염혜란과 김민재. 강희만기자



4·3영화 '내 이름은'은 '정순'과 '영옥'이라는 이름을 고리로, 1948년 제주 4·3으로 인한 상처가 1980년대 민주화 과정의 격랑과 진통을 거쳐 1998년에 이르러 그 모습을 드러내고, 2024년 오늘 어떤 의미로 미래 세대와 연결되는가를 찾아가는 작품이다.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동으로 주최한 4·3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다.

무엇보다 영화 '내 이름은'은 '내 이름은'제작추진위원회와 함께 '이름 찾기'를 화두로 삼는다. 폭력과 권력의 관계를 더듬어 가면서, 가해자 대 피해자라는 대립적 문제를 넘어, 폭력이 남긴 트라우마의 극복과 화해는 어떻게 모색되어야 하는가를 묻는 영화는 주인공들이 어떻게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고, 자신들이 겪은 절망에서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가는가를 좇아 4·3의 이름을 찾는 새로운 길 하나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26년 봄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성공적으로 촬영을 마치기 위한 제작비 확보가 관건이다.

제작사 측은 순제작비 3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현재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정지영 감독도 이날 인사말에서 투자 이야기를 꺼냈다. 정 감독은 적은 예산으로 만든 '부러진 화살' 제작 경험을 언급하며 "경험을 살려, 이 영화도 결코 예산을 적게 들인다고 부족한 영화가 아닌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자세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지난 2일부터 시민들이 제주4·3의 의미와 이름 찾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내 이름은' 4·3의 이름찾기 텀블벅 펀딩이 진행 중이며, 9일 오후 4시30분 기준 85%를 달성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후원자로 자리한 제주중앙고 2학년 김승우 학생은 "4·3은 많이 아픈 기억이긴 하지만 꼭 기억해야하는 역사라고 생각한다"며 "(영화와 같은) 문화콘텐츠 영상들이 청소년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텀블벅 펀딩은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제작사는 펀딩 외에도 개인 투자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으며, 향후 투자형 펀딩도 오픈할 예정이다.

내년 4월 3일 크랭크인해 6월까지 촬영 후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많은 국제영화제에 알려 4·3의 세계화에 도움이 될 방안도 생각 중이다. 2026년 4월 3일을 전후로 국내 극장 개봉을 목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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