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끅'은 '칡'에서 나온 말일까? [한라일보]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155번지 표고 303.9m, 비고 49m이다. 구좌읍 송당목장 안의 민오름과 연접해 있다. 대천동사거리에서 비자림로를 따라가다 금백조로로 우회전하면 오른쪽으로 바로 볼 수 있다. 1709년 탐라지도 등에 갈악(葛岳)으로 표기한 이래 여러 고전에 칠악(漆岳), 갈산(葛山) 등으로 표기하였다. 지역에서는 칠오름이라고 부르고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에 칡오름으로 표기하였다. 칡오름(오른쪽) 앞의 넓은 호수, 왼쪽 오름은 민오름이다(2016년 3월 촬영). '끅'은 제주 고유어, 칡과 기원이 달라 이런 설명의 본질은 '칙'과 '끅'이 같은 어원에서 출발했냐는 것이다. 제주어에 칡을 '칙'이라고 하는 건 맞다. 그러나 칠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어쩌다 칡을 칠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이 말은 '끅'이라는 말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끅'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기록자는 제주어에서 이 말이 칡을 지시하므로 자연스레 칡을 연상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칡과 '끅'이 어원을 공유하는 건 아니다. 제주어 '끅'의 파생어는 다양하다. 우선 칡을 '끅'이라고 한다. 칡으로 만든 갈체를 '끅갈체', 칡줄을 '끅꿀'이라고 하고 칡뿌리를 '끅불휘', 칡으로 만든 신을 '끅신'이라 한다. 칡뿌리로 만든 엿을 '끅엿', 칡줄기를 '끅줄'이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칡을 '끅'이라고 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과연 이 '끅'은 칡의 변음일까?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칡은 ㅤㅊㅡㄺ에서 기원한 것이고, 이 말은 주변 여러 언어 ㅤㅊㅡㄺ과 공통어원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언어나 방언에서도 '끅'은 나타나지 않는다. 제주어에서만 볼 수 있는 말이다. 따라서 이 말의 기원은 다른 데 있다는 뜻이 된다. 돌궐어 조상어에 '카라구'가 있다. 원래 갈대를 지시한다. 이 말은 카라니드어에 '카르구', 투르크어에 '카르기', 아제르바이잔어에 '가르기', 투르크메니스탄어 '가르기'; 칼라즈어 '가르요', 중세 돌궐어 '카르구' 또는 '카르쿠'에 대응한다. 이 말은 덩굴을 지시하는 말로 분화하면서 일본고어에선 '칸투라'가 덩굴, 덩굴식물을 지시한다. 제주어 '끅'은 이 말과 동원일 것이다. 즉, '끅'이란 원래 돌궐 고어의 갈대를 지시하는 '가라구'에서 기원하여 점차 축약하는 형태로 바뀌어 '끅'으로 분화하고 칡(덩굴)을 의미하는 말로 변한 것이다. 칡오름이란 호수가 있는 오름, 끌오름에서 기원 과연 칡오름이 칡이 많다는 데서 붙여진 지명일까? 칡이란 식물이 일시적이 아니라 지명에 반영할 만큼 장기간 지속하여 우세하게 번성해 있었을까? 칡이 이렇게 우세할 어떤 여건이 특별히 이 오름에 있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서귀포시 상효동에 똑같은 지명을 쓰는 오름이 있다. 다시 설명하자면 '끅' 혹은 '칙'이란 제주어로 칡을 지시한다는 점은 위와 같다. '끅'이란 칡을 지시하는 말이므로 칡오름이라 한 측면이 강하다. 이 오름이 끌오름이었다는 것은 이 오름에 인접하여 큰 호수가 있다는 점에서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호수가 있는 오름이란 뜻이다. 트랜스 유라시아권의 여러 언어에서 호수를 쿨, 클, 글, 골로 부른다는 점은 이미 밝힌 바 대로다. 호수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투르크어 기원이다. 칡오름은 호수가 있는 오름이라는 뜻이다. 칡오름이라 부르는 여타의 오름들도 이런 뜻에서 기원한다.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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