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임용시험 감사"… 합격자 번복 논란 넘을까

"10년간 임용시험 감사"… 합격자 번복 논란 넘을까
이석문 교육감, 공식 사과와 함께 감사 계획 밝혀
도감사위 인력 등 한계에 3년치만 외부 감사키로
자체 감사에 '제 식구 감싸기' 우려도… 과제 여전
  • 입력 : 2020. 02.25(화) 18:23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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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5일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최근 중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가 번복되는 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종합]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중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를 두 번이나 번복한 일에 대해 뒤늦게 공식 사과했다. 지난 10년간 교육공무원 임용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며 '고강도 내부 개혁' 카드도 꺼내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감사의 대부분을 자체 추진할 예정이어서 객관성, 신뢰성 확보가 과제로 남는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25일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의 거듭된 실수로 인해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도민과 당사자, 응시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교원에게 큰 상처와 피해를 드렸다"며 고개 숙였다. 교육감의 공개 사과는 도교육청이 임용시험 합격자를 처음 번복한지 18일 만의 일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7일 '2020학년도 공립 중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합격자를 발표한 뒤 같은 날 오후 5시쯤과 지난 13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합격자를 바꿔 공고했다. 이 과정에서 도교육청은 실기평가 점수와 선택 항목 1개 성적을 누락했다며 업무 실수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 교육감은 지난 13일 서면으로 사과문을 발표하는 데 그쳐 사안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이석문 교육감은 "(처음 합격자가 번복된 이후) 전면 재조사하고 감사를 지시하는 과정에서 서두르다 보니 (공식 사과 기회를) 놓쳐버렸다"며 "감사 결과가 나오면 책임 있게 답변하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이번 사태에 대한 후속책으로 "관련 부서장의 책임에 따라 강등에 준하는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고 했다. 이어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와 교육청 특정 감사를 통해 지난 10년의 교육공무원 임용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겠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조직 개편 등 다양한 대안을 열어놓고 논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감이 밝힌 대로 도교육청은 감사 범위를 10년으로 정하고, 그동안 치러진 초등과 중등교사, 교육전문직 임용시험 등 3개 영역을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중 3년간만 제주도감사위가 맡고, 나머지 7년에 대해선 교육청 자체적으로 감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육감은 "우리가 놓친 실수이기 때문에 외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감사를 요청한 취지를 언급했지만 사실상 내부 감사로 최근 불거진 의혹을 털어내야 할 형편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선 '제 식구 감싸기'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어 감사의 객관성, 신뢰성을 높일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감사위의 감사 인력이 한정돼 있고 연간 계획이 잡혀 있기 때문에 모든 기간에 대한 감사를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교육청 특별 감사를 함께 진행해 임용시험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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