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현실이 됐다. 코로나19가 3월 새 학기를 한 달 넘게 밀어냈다. 정부는 안전한 개학을 위해 최소 2~3주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제주는 물론 전국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 특수학교의 개학일을 4월 6일로 2주 더 연기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학 연기 관련 브리핑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밀집장소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 위험이 여전해 추가 개학 연기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 차원의 3차 휴업 명령이다. 이에 개학일은 3월 2일에서 9일, 다시 23일로 바뀌었다가 4월 6일로 미뤄졌다.

개학이 2주 더 연기되면서 학사 일정도 바뀌게 된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개학 연기 4주차 이후 휴업일(10일)을 법정 수업일수(초중등 190일·유치원 180일)에서 감축하도록 권고했다. 줄어든 수업일수에 맞춰 수업시수 감축이 허용된다.

교육부는 대입 일정 변경 가능성도 열어놨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이에 고3 수험생과 학부모 등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 장관은 "학업 결손을 걱정하는 고3 학생과 학부모 마음에 공감하며 여러 대안을 살피고 있다"며 "장기간의 고교 개학 연기 상황을 감안해 실현 가능한 대입 일정 조정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 후속 조치로 이날부터 교육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신학교 개학준비추진단 운영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추경 정부예산안에 편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534억원이 코로나19 대응에 우선 쓰일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협의하기로 했다.

개학 이후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학교로 옮겨간다. 책상을 일정 간격으로 떼어 재배치하고 식사·휴식시간을 분리하는 식이다. 학교 내 유증상자가 발생할 경우 쓸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비축하고 일반 학생이 착용할 수 있도록 면 마스크 등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온라인 학습방 등을 통한 원격 학습도 관리된다. 개학 연기에 따른 학습 공백을 막기 위해서다. 정보 소외계층 학생을 위한 대책으로 스마트기기 대여제도 등이 확대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긴급 돌봄은 정상 운영된다. 장기 휴원으로 경영난을 겪는 영세학원을 지원하기 위한 특례 보증 대출 상품도 이달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유 장관은 "더욱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는 것이 학교 휴업을 단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앞으로 2~3주간 국민 여러분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