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코로나 한달] 돌봄교실도 발열확인, 거리두기 일상화

[제주 코로나 한달] 돌봄교실도 발열확인, 거리두기 일상화
[제주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한달] 달라진 새 학기 풍경
대학입시 변동 가능성에 고3 수험생 불안 커져
급식용 농산물 갈 곳 잃고 일부선 생계 걱정도
  • 입력 : 2020. 03.19(목) 17:11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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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제주시 동광초등학교 돌봄교실 4개 반마다 서너 명의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앉아있었다. 종이로 간단한 만들기를 하거나 블록과 같은 놀이교구를 가지고 놀았다. 서로 떨어져 책을 읽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됐지만 28명이 긴급 돌봄을 신청해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발열 확인과 소독은 일상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교실 안에서도 이어진다. 문수현 동광초 방과후학교부장은 "돌봄교실은 최대 25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한 반에 10명을 넘기지 않는다"며 "서로 간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자기주도적 선택 놀이를 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새 학기 풍경을 바꿔놨다.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 학교에 대한 설렘이 있던 자리에 긴장감이 짙다.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에 곳곳이 비상이다. 교육 현장에선 돌봄·학습 공백 등을 막기 위해 진땀을 빼며 유례없는 3월을 보내고 있다.

어린 자녀를 맡길 곳 없는 맞벌이 가정 등은 신학기 전부터 긴급 돌봄에 의지하는 형편이다. 개학 연기가 장기화되는 데다 제주에선 지난 4일 네 번째 확진자를 마지막으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참여 인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긴급 돌봄 참여 인원은 지난 18일 2000명(99개교)으로, 긴급 돌봄이 첫 운영된 지난 2일(1384명·86개교)보다 44.5%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불안이 여전해 돌봄 걱정을 놓긴 어렵다.

아이들을 맞지 못한 학교 교실은 텅 빈 채로 남았다. 수업도 교실이 아닌 '온라인 세상'으로 옮겨갔다. 한 달 넘게 개학이 연기되며 학습 공백이 우려되자 도내 초중고는 제주e학습터, EBS 등에 온라인 학습방을 만들고 학생들의 학습 관리에 나서고 있다. 문을 걸어 잠근 건 대학도 마찬가지다. 교육부의 권고에 제주대 등 도내 4개 대학이 지난 16일 개강 이후 수업을 온라인 강의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고3 수험생은 더없이 막막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개학 연기가 장기화되면서 대학 입시 일정까지 바뀔 가능성이 나오는 탓이다. 4월 개학에 여름방학이 2주 내로 짧아지며 수시모집 준비에 빠듯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부담이다.

올해 고3인 김모(서귀포고) 군은 "학교를 가지 않으니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입시 준비가 굉장히 촉박할 텐데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언제부터 해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개학 연기로 급식용 친환경농산물이 갈 곳을 잃자 농가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제주도와 도교육청은 1·2차에 농산물 2770상자·6638㎏을 공동 구매한 데 오는 23일부터 쪽파, 대파, 브로콜리, 양파 등 4개 품목 1500상자·4050㎏ 판매에 나선다.

개학이 미뤄지며 일하지 못하게 된 방학중비근무자(교육공무직원)는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도내 방학중비근무자는 조리실무사, 특수교육실무원, 과학교육실무원 등 986명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방학중비근무자를 위한 생계 대책으로 오는 23일부터 희망자를 대상으로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 기간에 대한 급여도 정상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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