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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법 시즌2를 준비하다] (5)행정체제 이대로 좋은가?
“행정체제 개편 논의 앞서 기초자치단체 부활부터”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입력 : 2021. 07.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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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남수 제주한라대학교 복지행정학과 교수, 강경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강철남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논쟁·갈등 종식 위해 정부가 책임감 갖고 해결해야
러닝메이트제 통해 행정시장에 권한·책임 부여
정치권이 최상의 모델 찾아서 주민투표로 결정을



최근 제주도에 제3의, 제4의 행정시를 새롭게 만들어 행정구역을 개편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앞서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위한 노력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제주와미래연구원·한라일보·제주의소리는 특별기획으로 '제주인들이 바라는 제주특별법 시즌2를 준비하다'를 주제로 제주특별법 전면 개정에 대해 총 11회에 걸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다섯 번째 토론은 '행정체제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지난 8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진행됐다. 토론에는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강철남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김남수 제주한라대학교 복지행정학과 교수, 강경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김태윤(사회자)=현행 행정체제로 개편된 배경은?

▶강경식=노무현 정부 당시 주민투표를 통해 4개 시군을 없애고 광역체제로 가는 것을 전국에서 시범으로 출범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라는 명칭으로 출발하게 됐다. 주민들이 시장, 군수를 직접 선출하는 체제에서 도지사가 임명하는 체제다.

▶사회자=현 체제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강철남 제주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을)=행정비용을 줄이고 대 도민 서비스를 강화하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은 했지만 전체적으로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행정 비용이 오히려 증가한 측면도 있고, 그 당시 장점으로 꼽혔던 행정서비스도 후퇴했다.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민주성도 오히려 줄어들었다.

▶강경식=지방분권, 자치분권에서 나아가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단체를 만들어보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구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전제 조건이 왜 기초자치단체 폐지였는지는 아이러니하다. 현재 60만, 70만 인구의 제주도민들이 도지사 한 사람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분권을 하면서 많은 중앙 사무 권한은 내려왔지만 그에 맞는 조직 또는 재정 부분은 내려오지 않았다. 행정의 효율성과 공무원들의 사기는 오히려 더 떨어져 결국 도민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사회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주 행정 환경 변화로 주민들이 체감하는 측면에 대해 지방자치 학자로서 총평한다면.

▶김남수=인구가 증가한 상황에서 환경 문제 등에 대응을 해야 하는데, 현 행정체제가 그에 쫓아가지 못한다는 것 자체에서 근본적인 딜레마가 나타난다. 다만 근본적으로 정부의 의지에 입각해 시작됐기 때문에 정부가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점을 마무리해줘야 한다. 제주도에서 논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자=중앙정부가 행정시장 직선제를 수용하지 않는 이유는?

▶강철남=7차례 제도개선이 있었지만 2~3년에 한 번씩 제도개선을 통해서 중앙정부가 여러 권한을 내려주고 있는데, 제주도의 주장이 도민 여론이라는 핑계로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번거로워 하는 것도 있을 것 같다.

▶김남수=중앙과 제주도 간 싸움의 연속이 아닌가 한다. 중앙정부가 조금 더 솔선수범해서 제주도와 도민과의 토론, 의견교환을 어우를 수 있어야 한다.

▶강경식=정부 책임이 가장 많다고 본다. 특별법 조성 단계부터 4개 시군 폐지를 정부가 전제조건으로 잡았고, 강압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도 제주도에 자기결정권, 즉 획기적인 지방분권을 주겠다고 공약했지만 이행한적이 없다. 도지사가 관심이 없는 것도 문제다. 오영훈, 위성곤 국회의원도 지난 총선 때 행정체제개편에 대한 답을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라고 말했지만 노력하지 않았다. 사실상 정치권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법률적 권한도 없는 도의회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사회자=행정시장직선제는 중앙정부가 수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행정구역을 개편해서 제주시에 2개 행정시를 추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제주시를 양분하는 방안은 중앙정부와 관계없이 제주도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건지.

▶강철남=조례로서 구역을 변경할 수 있고, 일부 도의원들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이조차도 도민의 찬성이 전제가 돼야 한다.

▶강경식=궁여지책으로 행정구역만이라도 나눠보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의미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현재 잘못된 행정체제로 15년 이상 헤매고 있기 때문에 우선 법인격이 있는 기초자치단체를 분명히 가져오고 그 이후에 4개로 나눌 건지, 3개로 나눌 건지 대동제로 할건지 등 논의를 해봐야 한다. 지금으로선 행정체제개편 논의보다는 법인격을 갖고 있는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할 것인가의 논의가 우선이다. 행정구역 개편, 분할 시 그 법인격을 또 나눠야하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사회자=현재 논의되고 있는 제주시를 두 개의 행정구역으로 분할하는 방안에 대한 장·단점을 꼽는다면?

▶강철남=장점은 그래도 지역이 좁아져서 주민의 요구를 전달할 수 있는 조건을 좀 더 갖출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조직, 예산, 공무원 수가 분리돼 행정서비스가 강화될 수 있다. 단점은 똑같은 행정시인데 제왕적 도지사가 갖고 있는 권한에 대해서 행정시가 늘어났다고 해서 특별나게 서비스가 강화될 것 같진 않다. 또 국회의원 선거구와 같이 중앙로를 기점으로 양 행정시로 나누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또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행정시스템과 상하수도, 교통 등 관련한 문제를 모두 무시하고 정치적인 판단으로 나누면 또다른 혼란이 올 수 있다. 정체성과 역사성 모두 감안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강경식=저도 아주 부정적이다. 행정구역 변경만으로도 수많은 예산이 들어갈 뿐 아니라, 주민등록부터 시작해 바꿀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기초자치단체의 범위는 한 번 정해지면 적어도 50년~100년 갈 수 있는 미래를 그려야 하는데, 지금부터 벌써 4개 시군을 했다가 통폐합하고 행정시를 했다가 또 다시 3개로 나눴다가 이런 식으로 가면 혼란이 올 수 있다. 제대로된 특별자치도 모형을 설계, 구상해 구역을 바꿔야 한다. 자칫 행정력과 예산 낭비가 있을 수 있다.

▶김남수=행정시장 직선제를 시행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는 망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고 본다. 행정시장 직선제는 현재 결국 불가능하다. 중앙정부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러닝메이트제를 통해 행정시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사회자=중앙정부의 수용과 관계 없이 좋은 방안이 있다면.

▶강철남=기초자치의 부활·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개별적인 시도는 결국 물거품이거나 아주 작은 형태의 변화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기초자치단체가 돼야 그 이후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

▶강경식=법인격이 없는 상태에서 행정시장 직선제 논의와 행정체제개편 논의는 제주 미래에 의미가 없다. 법인격이 있는, 자기결정권이 있는 기초자치단체가 어떤 형태로든 부활돼야 하고, 도의원과 도지사,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권이 알맞은 최상의 모델을 찾아내고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 아울러 위성곤 의원이 (현재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귀속돼 있는) 주민투표 발의권을 제주도로 이관하는 내용의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모든 도의원과 도지사, 국회의원들이 이것을 우선 가져와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본다. 이 부분마저도 힘을 써놓지 않으면 한 발도 나갈 수 있는 게 없다. 이걸 시급히 가져와야 한다. 다른 전면개정은 시간이 걸린다. <정리=강다혜기자>

<제주와미래연구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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