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과 햇살이 만든 제주 섬의 문화 유산

불길과 햇살이 만든 제주 섬의 문화 유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갤러리 벵디왓' 8월 28일까지 전시
박지혜 작가의 감물 염색, 김정근 굴대장 제주그릇 나란히
  • 입력 : 2021. 08.04(수) 09:44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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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의 '코사발'

불길의 힘에 순응하고 햇살이 전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인 작품이 한자리에 나왔다. 지난 3일부터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내 '틈새 공간'인 '갤러리 벵디왓'에서 열리고 있는 '빛과 불의 설렘, 탐라의 문화원형을 만나다' 작품전이다.

이번 전시엔 제주전통문화감물염색보존회장을 맡고 있는 박지혜 작가와 제주도무형문화재 14호 옹기장 보유자인 김정근 굴대장이 참여했다.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창작과 전승 활동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이 각각 빚어낸 염색 작품과 제주그릇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옷감으로, 살림의 도구로 제주 사람들의 일상에 요긴하게 쓰였던 노동의 산물이 이제는 온전히 하나의 예술품이 되는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박지혜 작가는 풋감에서 나온 천연 염료를 이용해 풀과 나무, 돌과 바람 등 자연의 이미지를 천에 담았다. 감물 들인 천에 제주 땅에 비치는 햇빛이 퍼지며 만들어낸 자연의 색이 펼쳐진다.

박지혜의 '감물 꽃'

김정근 굴대장은 흙과 물, 나무를 이용해 그릇을 탄생시켰다. 유약을 바르지 않고 나무의 재가 녹으며 그릇 고유의 색이 나타나는데 그 과정에 꼬박 사흘 낮과 밤을 가마 앞에서 지샜다고 한다.

박물관 측은 "전통 감염색은 햇살의 설렘이 천으로 스며드는 일이고, 제주그릇은 불의 설렘이 흙으로 녹아드는 일"이라며 "관람객들에게 감염색과 제주그릇이 주는 예술성과 제주다움의 진수를 선물할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이달 28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710-7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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