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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觀] 우리의 자리를 채워 갈게요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입력 : 2021. 08.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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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재차의'.

올여름 극장가를 찾은 두 편의 영화 마블의 블랙 위도우와 국산 판타지 액션 방법: 재차의에는 유능한 여성들의 매력이 넘쳐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영화 속의 여성 캐릭터들은 ㄷ매우 뛰어난 능력과 함께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눈앞에 놓인 어마어마한 과제를 해결하고 속에 쌓인 감정으로 갈등을 만들지 않으며 함께 어깨를 맞대고 나가야 할 상대를 소중히 여긴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남성 캐릭터들의 전유물이었던 대형 액션 영화의 멋있는 주인공이 여성으로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주인공 남자 캐릭터의 옆이나 뒤에서 소리를 지르지 않는 스크린 속 여성 캐릭터들의 모습은 신선함을 넘어서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나는 극장에서 블랙 위도우의 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 그리고 레이첼 와이즈를 보며 멋있다고 외쳤고 방법:재차의 속 엄지원과 정지소, 이설에게도 멋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악역이 멋있으려면 배우 덕이 클 수밖에 없는데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만나는 오윤아의 악역도 근사했다. 멋있으면 다 언니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장기 흥행을 견인 중인 크루엘라 언니도 그렇고 랑종에서 온갖 고초를 겪은 밍 언니도 그렇고 요즘 극장가엔 정말 언니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여성들의 작품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남자 배우들이 부진해서가 아니라 여자 배우들이 제 몫을 할 수 있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남자들이 잘 못해서가 아니라 여자들이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그것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젠더 갈등이나 몰아주기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서야 맞춰지기 시작한 비율과 균형의 문제다.

 2021년 9월 첫째 주 2회 째를 맞는 벡델데이 2021은 한국영화감독조합에서 주관하는 행사다. 향후 한국영화가 보다 평등한 성별 재현을 하도록 돕고,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기획된 행사로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 나가는 중이다. 벡델테스트는 1985년 미국의 여성 만화가 엘리슨 벡델(Alison Bechdel)이 남성 중심 영화가 얼마나 많은지 계량하기 위해 고안한 영화 성평등 테스트이다. 벡델테스트를 통과하려면 ▷이름을 가진 여자가 두 명 이상 나올 것 ▷이들이 서로 대화할 것 ▷대화 내용에 남자와 관련된 것이 아닌 다른 내용이 있을 것 등의 세 가지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어렵지 않아 보이는 기준이지만 의외로 벡델테스트를 통과하는 작품의 수는 많지 않았다. 벡델데이는 한국형 벡델테스트의 기준을 새로이 마련했다. 기존 벡델테스트 항목에 더해 첫째, 감독·제작자·시나리오 작가·촬영감독 중 1명 이상이 여성 영화인일 것. 둘째 여성 단독 주인공 영화이거나, 여성 단독 주연이 아닐 경우 여성 캐릭터의 역할과 비중이 남성 주인공과 동등할 것. 셋째,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 타입으로 재현되지 않을 것, 넷째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을 담지 않을 것이라는 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이는 영화뿐 아니라 영화산업 고용에 있어서의 성 평등도 중요하다는 취지를 살린 것이기도 하다. 4가지 조건이 추가된 한국형 벡델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지만 당연히 이 조건을 충족한 영화들 또한 존재한다. 지난해 한국 영화계를 풍요롭게 만든 벌새, 윤희에게, 우리집, 82년생 김지영 등의 작품이 이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요즘 전 세계 안방을 포효로 물들이고 있는 2020도쿄올림픽에서도 서로를 돕는 운동이라는 여자 배구의 압도적인 파이팅이 눈부시다. 그런데 전 국민의 주목을 받던 여자 배구 경기가 공중파 3사 방송에서 제외돼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공중파 3사에서 여자 배구를 제외한 남자 야구와 축구 경기가 중계됐던 것이다. 양성 평등은 결국 다양성의 가치와 함께 가는 말이다. 비단 영화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문화와 생활 전반에 걸친 벡델테스트들이 자리잡기를 바란다.

<진명현 독립영화스튜디오무브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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