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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우의 한라칼럼] 나비처럼 살아야 할 텐데…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1. 08.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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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끝자락이다. 낮에는 30℃를 넘는 무더위, 밤에도 더위가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계속 되더니 최근에는 하루에도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하는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날씨만큼이나 나의 삶도 변화가 많다. 평일과 주말과 휴일 할 것 없이 매일 새벽 농사용 자동차를 몰고 밭으로 가던 생활에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걸어서 출근하는 직장인으로 변했다. 이슬 묻은 장화는 운동화로, 때로는 땀으로 흠뻑 젖었던 갈중이도, 태양을 막던 패랭이도 벗었다.

한 달이 조금 넘었다. 농사를 짓던 8년이란 세월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당분간 어렵겠지만 좀 거창하게 과장하면 하늘과 땅과 바람과 비를 모두 품은 우주와 호흡했던 농부였고, 아무리 상황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예전에 했던 일이기에 어떻게든 적응할 것이고 보면 그건 걱정도 아니다. 비가 내리고 있어도 그 위에는 태양이 비추고 있고, 아무리 긴 밤도 물러날 것이라는 것은 선험적으로 경험적으로 아는 것은 자연스럽다. 농사를 지으면서 세상과 담을 쌓기는 했지만 도라지와 작약을 심은 밭 바로 옆까지 파헤쳐 건물이 들어서는 광경을 목격했다. 제주의 허파라는 곶자왈에 관광이라는 미명하에 무지막지한 개발로 파괴되고 있는 것도, 도심에 거대한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엄청난 양의 지하수가 퍼 올려지고, 생활하수가 바다로 흘러드는 것도 봐왔다.

유한한 지구 한곳 제주라는 조그마한 땅덩어리에서 벌어지는 무한한 욕망으로 가진 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쓰레기도 넘쳐난다. 출퇴근 시간에 도로는 자동차 주차장으로 변해 시동을 켠 차량에서 이산화탄소를 뿜어내고 있다. 지구가 뜨거워지며 붉게 변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폭우와 산불, 강풍,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우리 앞에 다가왔고, 우리 손자들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바뀌어 가는데 어쩔 수밖에 없다고 바라만 보아야 할까.

답답하다. 잠깐 직장을 옮긴 나는 나비를 생각한다. 자신도 모르게 가루받이를 도와서 꽃이 만발하도록 하는 나비, 우아하게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암수가 사랑을 나누는 그들도 한 때는 이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인간적 관점에서 본 것이지만) 유충일 때는 송충이나 쐐기벌레처럼 흉측한 모습으로 나뭇잎과 풀의 모든 이파리를 약탈하며 몸집은 키웠다. 그들이 지나간 곳은 파괴의 흔적이 역력했다. 이 과정에서 새와 같은 천적에게 잡혀먹기도 하고, 농약에 의해서도 많은 생명이 희생된다. 살아남은 생명들은 이러한 시련에도 진화적 명령에 의해 추진되던 지칠 줄 모르는 탐욕을 그친다. 고치를 짓고 그 속에 들어가고 나면 끝난다. 번데기에서 나와 잠시 숨을 고른 후 첫 비행에 나선 나비는 자신이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그들이 괴롭혔던 식물을 포함해 많은 풀과 나무들이 후손을 남길 수 있도록 자연에서 선한 일을 한다. 우리는 탐욕으로 뒤덮인 현실 속에 벌레에서 나비처럼 새로운 모습으로 변할 수는 없을까.

생명과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교통방송이라면 앞에서 언급한 세계적이고 제주적인 현실을 외면할 수 없지 않은가. 비록 능력이 모자라지만 진실을 바탕으로 나비처럼 선한 일을 해야 할 텐데. 어떻게 일을 저질러야 할지 고민이다. <송창우 제주교통방송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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