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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형의 한라칼럼] 파헤쳐질 위기 놓인 삼형제큰오름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입력 : 2021. 10.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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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1100고지 인근 삼형제큰오름에 국토교통부가 제주남부 항공로 레이더 시설 공사를 추진하면서 환경 파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제주도의회를 비롯한 도내 정당 등 정치권과 환경단체에서도 비판이 거세다. 법조계에서도 제주도특별법을 위반해서 건축 허가를 내줬다며 제주도 당국의 허술한 일처리를 지적했다.

한라산국립공원 내 오름 정상에서 중장비가 굉음을 내며 작업하는 광경은 충격적이다. 이미 정상부는 수목이 잘려나가는 등 평탄화 작업이 상당부분 진행됐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도 당국의 환경 마인드가 이 정도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항공로 레이더시설 허가와 공사를 둘러싼 환경 파괴 논란은 제주도 당국의 인식수준을 보여준다.

제주도는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타이틀로 국내 최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2007년 6월27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린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확정됐다. 이를 계기로 제주도는 세계적인 환경보물섬으로 각광받게 된다. 세계가 인정하는 우수한 생태계와 청정 자연환경을 갖췄다는 점에서 제주도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만 하다.

그렇지만 세계자연유산 등재 14년이 흘렀어도 제주도 당국의 환경에 대한 인식수준은 멀기만 하다. 이번 항공로 레이더기지 설치 허가건을 보면 더욱 그렇다. 제주도 당국은 설치예정지가 오름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건축허가를 내줬다고 한다. 이는 구차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정말로 몰랐다고 해도 문제고, 혹여 알고도 진행했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다.

공사현장인 삼형제큰오름 일대는 한라산국립공원내이자 한라산천연보호구역이기도 하다. 절대보전지역이며, 역사문화환경지역이고 오름이기도 하다. 이중 하나만 저촉돼도 개발행위를 하기가 무척 까다로워진다. 이곳은 한 가지도 아닌 무려 5가지 사항이 중첩되는 곳이다. 하나하나 꼼꼼히 관련 조항뿐만 아니라 주변 경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고 허가를 내줘야 함은 당연하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을 포함하고 있다. 한라산은 천연보호구역이 곧 세계자연유산지구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라산 국립공원지구나 천연보호구역에서 행해지는 개발행위와 관련된 인·허가건 절차는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세계자연유산이자 청정 제주가 브랜드인 제주도의 공직자라면 이 정도는 상식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제주도는 지난 해 10월 '송악 선언'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아직까지는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치고 있다.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해도 실천이 없으면 말짱 헛구호에 불과하다.

지금 제주에서는 이달 말까지 2021세계자연유산 축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의 가치와 우수성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인식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이처럼 한쪽에서는 세계유산을 알리는 축전이 열리는데 정작 당국은 환경 훼손을 조장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자연은 한번 망가지면 원상을 회복하기가 어렵다. 제주도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기로 한 만큼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명쾌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허가 잘못이 있었다면 그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윤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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