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현지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첫 시행

마라도 현지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첫 시행
수의사·민간활동가 등 자비로 포획·수술후 방사
서귀포시 예산 부족 이유 행정·재정적 지원 전무
  • 입력 : 2021. 10.25(월) 19:20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민간활동가들이 지난 22일 마라도 현지에서 길고양이 중성화를 위해 포획한 고양이들을 옮기고 있다. 강희만기자

행정에서 길고양이 중성화(TNR)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현장에서 주민이나 봉사단체가 느끼는 행·재정적 체감도는 크게 떨어지고 있어 문제다. 특히 도서지역에서는 뜻있는 현지 주민들이 직접 고양이를 포획하고 이를 선박을 이용해 뭍으로 이송하고 인계, 동물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은 개체를 다시 섬에 방사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 상황인데도 행정에서는 읍면동에 포획틀을 구매해 공급하고, 수술비를 제공하는데 그치면서 정작 현장에서의 지원 손길은 전무한 상태로 개선이 필요하다.

앞서 지난 6월, 서귀포시는 올해 8600만원을 투입해 길고양이의 과잉번식과 이에 따른 생활민원 해소를 하고 특히 가파도와 마라도 등 섬지역을 중심으로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마라도 현지에서 민간차원에서 이뤄진 이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관계자는 물론 지원은 전무했다.

이날 수의사 4명을 비롯해 포획팀 2명, 민간활동가 등 모두 9명이 자비로 1박2일에 걸쳐 현장에서 직접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벌였다.

현장에서 만난 진영희 (사)제주동물권행동'NOW' 사무국장은 "도내 캣맘들의 도움을 받아 포획틀 65개를 준비했고, 현재(22일 오후 3시 기준) 50마리가량 포획했다"며 "포획틀, 먹이 구입, 숙박 등 체류비 모두를 자비로 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커 행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마라도 주민 김정희씨는 "지난해 초, 고양이 50마리를 직접 포획해 여객선을 이용해 뭍으로 보냈는데, 선사 측에서 고양이 소리와 배변 등으로 관광객들의 민원으로 다음부터는 (여객선을 이용한)이송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모든 것이 행정이 해야 할 일을 대산하고 있는데, 칭찬은커녕 핀잔을 받아야 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내년에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비로 국비를 포함해 예산 1억1800만원과 이와는 별도로 읍면동 포획틀 구입비 4000만원을 책정했다"며 "다만, 현재로선 예산·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상당부분 지역의 캣맘과 주민들의 협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마라도와 가파도는 협소한 섬지역 특성상 천연기념물 등 철새 이동지로 천적인 길고양이의 개체 수 조정이 필요한 곳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22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