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전략공천 20여일 만에 김한규 당선 이변 연출

[분석] 전략공천 20여일 만에 김한규 당선 이변 연출
늦은 공천에 어려운 표밭 갈이 도당·대기고 동문 등 지원
서울대·하버드대 출신 인물론, 문 전 대통령과 인연 도움
당내 출마예정자 공천 반발도 극복… 제주 의원 3석 유지
  • 입력 : 2022. 06.02(목) 04: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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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달 4일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로부터 전략공천을 받은 후 제주에 온 지 한달도 안 된 김 후보가 38세에 첫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한 4전 5기의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제주도당 차원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김 후보가 서울에서 살다가 전략 공천을 받은 후 20여일 안에 혼자 지역구를 다지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떤 인물인지 알리기는 커녕 선거캠프를 차리기도 모자란 시간이 었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서 오래 살다가 내려온 제주사람에는 다소 배타적인 성향을 보인다. 수년동안 지역구 표밭 갈이에 힘써도 낙선하기 일쑤인 지역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늦은 공천을 감안해 집중적인 지원을 해 주었다. 송재호 도당위원장과 문대림 전 제주도지사 경선 후보와 문종태 제주도의원 등이 거리 유세에 나서 집중적인 지원 사격을 했다.

여기에다 서울대·하버드대 출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선거막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인천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의 김포국제공항 이전 공약 논란으로 한때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부상일 후보의 '제주도의 전라도화' 프레임도 선거구 도민들의 표심을 흔들었다. 부 후보는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한 제주", "민주당이 아닌 후보에게는 어떤 노력을 해도 외면당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 제주도는 20년 전 만해도 여든 야든 또는 무소속이든 정치적 선택의 균형추가 맞춰져 있는 지역이다"라며 도민사회 갈라치기를 시도했다.

이에 민주당 제주도당에서는 "국민을 쪼개는 구태정치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력히 비난하며 김 후보를 적극적으로 보호했다.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에서 김한규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후보로 전략 공천을 하자 그동안 국회의원선거 출마를 준비했던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김희현·홍명환 도의원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이에 김 후보는 직접 당사자들을 찾아가 이해를 구하고 도움과 지원을 요청했다.

제주시을 지역구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우남 전 한국마사회장은 김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지난 24년 동안 몸 담았던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후 김우남 후보는 이번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정의로운 선거'라고 규정하고 김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김우남 후보는 김한규 후보를 풀뿌리 지역정치를 외면하고 부천과 강남 등 2년 사이 3번의 한 지역구를 옮긴 정치철새 후보로 규정하고 민주당을 겨냥해서는 지역 풀뿌리 일꾼들이 제시한 당내 경선의 민주적 절차까지 외면하고 공천 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김우남 후보의 무소속 출마와 이같은 비난 발언은 결국 민주당 성향의 지지표를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김 후보를 위기상황에 빠트렸지만 민주당과 대기고 동문 등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해 냈다.

김한규 후보의 당선은 오는 2024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과 이후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제주시을 지역구를 사수하면서 민주당 국회의원 제주 3석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각종 법안 개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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