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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주 국립공원 확대 공청회 연내 재개 무산
道, 환경부 재차 개최 요구에 "주민 설득 더 필요"
공청회 재개시 지정 면적 다시 축소한 계획 발표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1. 12.16. 18:28:01

2020년 12월8일 도내 임업인 단체로 구성된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 반대대책위원회'가 8일 제주시 지역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을 위한 공청회장인 제주도농어업인회관 입구를 막고 시위를 하는 모습. 결국 이날 공청회는 무산됐다. 한라일보 DB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 계획 공청회를 재개하려는 환경부의 시도가 또다시 무산됐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16일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 공청회를 연내 개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최근 환경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초 환경부는 올해 9월30일 공청회를 열어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 절차를 재개하려고 했지만 제주도의 연기 요청에 따라 한차례 보류했다. 이어 환경부는 지난 11월25일 공청회 개최 협조를 요구했지만 이번에도 제주도가 거부하면서 연내 개최는 물건너갔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립공원 확대 계획에 대해 찬성하는 마을도 있지만 반대하는 마을도 여전히 많다"며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공청회 연기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상태에서 섣불리 공청회를 개최하다간 갈등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청회는 국립공원 경계 변경 심의를 앞두고 밟는 사실상 마지막 행정 절차다. 자연공원법에 따라 국립공원 지정 면적을 확대하는 등 그 구역을 변경하려면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며, 또 해당 심의는 주민 공청회가 끝나야 열 수 있다. 심의에서 확대 지정 계획이 통과하면 비로소 고시가 이뤄져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으로 지난 2017년 제주도가 환경부에 지정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추진됐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혀 후퇴를 거듭했다.

환경부는 2018년 한라산국립공원 면적을 기존 153㎢에서 197.8㎢로 늘리는 것에 더해 우도·추자면, 송악산과 곶자왈, 해양 등을 새롭게 지정하는 등 총 610㎢를 제주 국립공원 확대 지정 대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주민 반발이 지속되자 제주도사회협약위원회가 우도·추자면과 해양지역, 표고버섯 재배 지역 등을 확대 지정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했고, 환경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지정 면적이 303㎢로 축소되는 등 당초 계획보다 크게 후퇴했다.

지정면적이 축소됐지만 주민 반발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8월 공청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반대 주민들이 행사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열지 못했다.

환경부는 공청회가 재개되면 한차례 더 축소된 국립공원 확대 경계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송악산을 국립공원 확대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제주도의 요청을 수용해 지정 면적을 303㎢에서 289㎢로 또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국립공원 지정 대상에서 빠진 곳은 송악산 뿐만 아니라 마라도, 중산간 권역 시험림, 동백동산 권역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청회가 국립공원 확대 지정 과정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라며 "지역 사회의 합의만 이뤄지면 나머지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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