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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체제가 아니라 운영·리더십이 문제".. '답정너' 우려
24일 제주시 동지역, 조천읍 행정체제개편 도민경청회
"'민주성' 하나 보고 과거로 회귀?.. 특별자치 완성은 됐나"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입력 : 2023. 07.24. 16:07:25

24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제주시 동지역(동부)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등을 위한 공론화 제2차 도민경청회'가 열렸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의 적합 대안으로 기초자치단체 도입안이 도출된 가운데, 도민 경청회에서 이에 대한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이하 행개위)가 주최한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등을 위한 공론화 제2차 도민경청회'가 24일 제주시 동지역(동·서부), 조천읍에서 열렸다. 경청회는 각각 제주벤처마루, 제주웰컴센터, 조천읍사무소에서 진행됐다.

경청회에서는 1차 경청회에서 제기됐던 질문에 대한 답변이 공유된 데 이어 용역 연구진이 제주형 행정체제 모형안을 발표했다. 이후 질의응답과 의견 수렴 순으로 진행됐다.

앞서 행개위는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등을 위한 공론화 추진 연구용역 2차 중간보고회를 통해 최종 적합 대안으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시읍면 기초자치단체' 등 2가지 모형안을 제시했다.

경청회에서는 기초자치단체 도입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제주시 삼도1동의 한 주민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17년이 지나 제도가 막 정착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제주시, 서귀포시, 남·북군 간 상하수도요금 금액이 달라지는 점 등 기초자치단체가 도입됐을 때 (주민 생활에서)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검토도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주민은 "요즘 메타버스, 언론 등 시민이 (지자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많이 열려있는데, 굳이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해서 도민들이 생활 환경 문제를 제안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초자치단체 부활에 반대한다고 못박는 의견도 다수 제기됐다.

제주시 도련동의 한 참석자는 "수많은 노력과 갈등이 뒤따라 특별자치도가 출범했고, 막 완성돼가는 과정에서 과거로 회귀한다? 동의할 수 없다. 객관성이 없다"며 "현행 체제를 어느정도 궤도에 올려놓은 이후에 체제를 바꿔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자치도 체제 내에서도 민주성을 올릴 수 있는 제도인 행정시장 직선제, 런닝메이트제 등을 통해 얼마든지 민주성을 늘릴 수 있다"며 "민주성 하나만 놓고 체제를 바꾸는 데 대한 기회비용이 엄청난데, 도민이 과연 이해하겠나"라고 비판했다.

노형동의 한 주민은 "과연 체제가 문제인가. 운영이 문제이고, 제왕적 도지사의 리더십이 문제라고 본다"라며 "용역을 통해 현재 도지사 임기 내에 주민투표가 실시돼서 행정체제가 바뀐다 해도, 지사가 바뀌면 도루묵이 될 거다. 추진력과 동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초자치단체 도입안에 대해) 반대한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남동의 한 주민은 "우리가 이런 일(행정체제 개편)을 왜 해야 하는지, 시민들이 왜 이런 결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못 주고 있다"며 "행정서비스가 자동화되면서 읍면동과 시군구 구분 없이 행정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인공지능화되면서 화상으로 모든 걸 이뤄나갈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데, 계층제 부활이라는 점을 두고 도민들이 에너지를 낭비해야 하는 것인가. 그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분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제주 인구다 더 줄어들 수 있는데, 도민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면서 공무원을 충원하고, 더 많은 행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라며 "이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경청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민경청회는 이날부터 31일까지 도내 16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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