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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15분 휴식?… 폭염 속 쓰러지는 현장노동자
제주서 현장 근로자들 열탈진 증상 잇따라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 있지만 현장선 무용지물
녹색당 "폭염조례 개정 노동자 쉴 권리 보장해야"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4. 08.05. 17:07:07

폭염특보가 발령된 5일 제주시 아라1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노동자가 더위와 싸우며 일을 하고 있다.

[한라일보] 제주지역에 불볕더위가 지속되며 내려쬐는 햇볕 아래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폭염조례 개정을 통해 노동자들의 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귀포시 서귀동에서 배 위에서 일하던 60대 근로자가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같은 날 오후 3시25분쯤 제주시 애월읍에서는 공사장에서 약 6시간 동안 작업을 하던 50대가 팔, 다리 근육 경련 등 열탈진 증상을 보여 응급조치를 받았다.

이같이 무더운 날씨로 인한 노동자 피해를 대비해 정부는 체감온도에 따라 적절한 휴식시간을 주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체감온도 33℃를 넘어가면 매시간 10분씩 휴식, 35℃를 넘으면 15분씩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가이드는 권고사항일 뿐 강제력을 가지지 못하면서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제주시내 한 건설현장에서 만난 30대 건설노동자 A씨는 "기온에 따라 휴식시간을 취하라는 등의 정부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알고 있지만 사실상 작업을 하면서 시간 맞춰 쉬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각자 개인별로 너무 힘들면 쉬는 식이다. 날씨가 갈수록 더워 차라리 아침 일찍 작업을 시작하고 퇴근을 일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도 근로자가 고열작업을 하는 경우 휴식과 그늘진 휴게시설을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그 기준이 모호하며 근로자들은 폭염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녹색당은 4일 논평을 통해 "제주도는 전국에서도 온열질환자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여름철 기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일터에서 사고로 숨져 퇴근하지 못한 제주지역 노동자는 7명으로 집계됐다"면서 "건설경기가 위축된 제주에서 사망자 숫자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은 제주도의 노동환경 관리감독이 소홀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의 노동자 관련 대책을 보면 폭염특보 발령 시 가장 무더운 오후시간대(오후 2시~5시) 휴식을 유도하는 무더위 휴식시간제 운영을 권고하는 정도의 소극적 행정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폭염 등 기후위기와 재난 속에서 '작업환경 개선과 위험시 작업중지권'이 제도화돼야 한다. 폭염 조례 개정을 통해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쉴 권리를 보장하고, 폭염수당과 같은 소득보전 대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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