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탐라인 발자취 따라가볼까
춥고 지루했던 겨울은 가고 새봄이 왔다. 멀리 바라보이는 한라산은 아직까지 겨울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꽃피는 계절’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요즈음 가족들과 함께 제주의 오밀조밀함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번 주에는 내달 3일 개장을 앞두고 있는 국내 최대의 선사유적지인 삼양동 선사유적 복원 현장을 찾아간다.
‘제주의 조상들, 그 중에서도 역사시대 이전 선사시대 탐라의 선조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기원전 선사시대 탐라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한 궁금증은 제주시 삼양동 선사유적지를 찾아가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제주시 삼양동 해안가에 있는 삼양동 선사유적지는 기원전 1세기를 전후한 국내 최대 규모의 마을 유적지이다. 이 곳은 지난 96년 삼양동 토지구획정리지구내 도로기반 시설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중에 선사유물이 발견됐다. 지난 97∼99년까지 발굴 조사결과 한반도의 대표적인 청동기·초기 철기시대의 송국리 주거문화 말기단계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선사유적으로 판명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삼양동 유적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청동기·초기 철기시대 말기 단계를 보여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적지임과 동시에 기원전 1세기를 전후한 시기에 제주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마을 유적으로 탐라국(耽羅國) 형성기 역사를 밝히는데 중요한 유적으로 확인됐다.
발굴조사 결과 출토된 유적은 원형 1백73기, 장방형 수혈 17기, 부정형 수혈 18기, 지상 주거지 20기, 굴입주 주거지 8기 등 주거유적 2백36기를 비롯해 다량의 마제석기, 담장, 마제석검, 비파형 동검, 환옥 등이 출토됨으로써 계급사회가 형성되었고 직접 중국과 교역을 했음을 추정 가능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제주삼양동선사유적’을 사적 제416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2001년부터 14,132.9㎡(4천2백75평)의 부지에 대한 1차 복원사업에 들어가 이달 중 마무리되고 도민과 관광객에 대한 개관만 남겨놓고 있다. 선사유적 복원사업은 원형 주거지 12동과 장방형 주거지 1동, 고상가옥 1동 등 14동을 복원 완료했으며, 움집터와 고상가옥터를 알 수 있는 야외 전시관, 선사인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실내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실내 전시관에는 다량의 마제석기, 마제석검, 비파형 동검, 환옥, 구연토기, 방추자 등 청동기·초기 철기시대의 유물과 유적이 잘 복원돼 있다.
특히 국내 선사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중국과 일본 한반도 등의 문화 유적도와 동영상실도 마련해 놓고 있어서 학생들의 역사공부에 매우 유익하다.
이와 함께 삼양동 선사인들이 농사짓고 물고기를 잡는 모습을 본뜬 모형과 삼양동 유적지를 30분의 1로 축소한 조감도 역시 2천여년 전의 사회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선사 유적 복원지 전체를 산책하면서 천천히 둘러보며 탐라 선인들의 숨결을 느끼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길게 잡아 한두시간이면 된다.
▷ 찾아가는 길=제주시에서 일주도로를 따라 삼양동 마을 동쪽에 위치한 농업기반공사 제주도본부 건물을 찾아가면 그 북쪽에 삼양동 선사유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설명]제주시 삼양동 해안가에 있는 삼양동 선사유적지는 기원전 1세기를 전후한 국내 최대규모의 마을유적지로 제주시가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한 복원사업이 이달중 마무리돼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개방을 앞두고 있다./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