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행]얼음 · 암벽 · 설산의 세계 '마운트 쿡'

[테마기행]얼음 · 암벽 · 설산의 세계 '마운트 쿡'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자연유산
  • 입력 : 2007. 06.29(금) 18:32
  •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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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행]얼음 · 암벽 · 설산의 세계 '마운트 쿡'

제주도와 대한민국의 이목이 뉴질랜드에 쏠렸다. 마오리족이 사는 땅 뉴질랜드 남섬의 최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는 제주사에 길이 남게 됐다. 이곳에서 열린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크라이스트처치는 곳곳에서 영국 분위기가 풍긴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초기 정착민이었던 영국인들이 옥스퍼드 크라이스트처치 대학 출신이라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크라이스트처치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 바로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는 모두 세곳이 자연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풍부한 자연자원과 경관이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뉴질랜드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크게 북섬과 남섬으로 나뉜다. 여행가들은 남섬이 '얼음의 땅'이라면 북섬은 '불의 땅'이라고 한다. 남극과 가까운 남섬에는 피요르드와 빙하가 많은 반면, 북섬에는 화산과 온천 등 지열지대가 많다.

▲'마운트 쿡'은 얼음과 암벽, 설산의 세계다. 전체 면적의 40%가 빙하로 덮여 있으며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아오라키 마운트 쿡을 비롯해서 3,000m가 넘는 고봉이 19개에 이른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 성공한 뉴질랜드인 힐러리 경도 '마운트 쿡'산을 등반하면서 에베레스트산의 정복을 꿈꾸었다고 전해진다. /항공사진=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뉴질랜드 남섬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시내 외곽, 광범위한 면적에 걸쳐 자리잡은 '테 와히포우나무(Te Wahipounamu) 공원'도 1990년에 자연유산의 반열에 올랐다. 이 곳은 아오라키/마운트 쿡 국립공원, 피요르드랜드 국립공원, 마운트 아스피링 국립공원, 웨스트랜드 국립공원이 포함돼 있다.

높은 단애 사이의 협강(峽江)을 일컫는 연속적인 피요르드 빙하현상과 바위가 많은 연안의 깎아 지른듯한 절벽, 호수와 폭포들이 하나의 거대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공원의 2/3정도가 수령 8백년된 너도밤나무 숲으로 뒤덮여 있고 희귀조인 알파인 앵무새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히 마운트 쿡은 얼음과 암벽, 설산의 세계다. 전체 면적의 40%가 빙하로 덮여 있으며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아오라키 마운트 쿡을 비롯해서 3,000m가 넘는 고봉이 19개에 이른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 성공한 뉴질랜드 사람인 힐러리 경도 이 마운트 쿡산을 등반하면서 '에베레스트 산의 정복을 꿈꾸었다'고 전해진다.

취재진은 관광객들을 수시로 실어나르는 경비행기에 몸을 싣고 마운트 쿡 국립공원 상공을 비행했다. 상공에서 바라본 마운트 쿡은 왜 이곳을 '서든 알프스'(남쪽의 알프스)라고 비유하는지 실감케 하고도 남는다. 끝없이 펼쳐진 고봉과 설산, 옥빛 호수는 유네스코가 전 인류로 하여금 간직하고 후대에 길이 남겨야할 유산 목록에 올린 이유를 온 몸으로 보여준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뉴질랜드는 세계유산 어떻게 관리하나]자연상태 그대로 보전

▲자연유산의 보고인 뉴질랜드가 추구하는 관리·보존 방법은 '자연 상태 그대로 두는게 최상'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사진은 상공에서 내려다 본 세계자연유산 '마운트 쿡' 설경. /항공사진=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장단기적 프로그램에 따라 철저 관리

방문자센터 수입금 보전기금 등 활용

방문객들에 최대한 편의제공


세계자연유산의 보고인 뉴질랜드는 이곳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취재진은 28일 오후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자동차로 4시간을 달려 '마운트 쿡'국립공원 비지터센터를 찾았다. 우리로 치면 관리사무소와 같은 곳이다.

이 곳 관리자인 래이 베링거씨는 이 업무에만 22년째 몸담고 있다. 이곳의 관리원칙을 묻는 질문에 그의 답변은 명쾌하고도 간단했다. "자연상태를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방문객들을 편안하게 해주는게 또다른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방문자센터에서 판매하는 각종 책자와 기념품의 수입은 일종의 보전기금으로 활용된다.

마운트 쿡의 보전관리 원칙은 뉴질랜드의 다른 유산지구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뉴질랜드 북섬 내륙 복판에 자리잡은 통가리로(Tongariro)국립공원은 뉴질랜드에 있는 17개의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먼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서 1990년 일찍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3년 뒤인 1993년에는 이곳 원주민으로 유명한 마오리(Maori)족의 전통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세계 최초로 자연과 문화가 동시에 융합된 세계복합유산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통가리로의 가치가 최상위로 격상된 것이다.

통가리로는 지난 2002년부터 2010년까지를 목표로 하는 10개년 보존·운영계획을 수립했다. 관리계획은 뉴질랜드 보존국(DOC)에 의해 수립되고 실천에 옮겨진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고산지대는 한라산의 아고산지대를 연상시킨다. 만년설 아래에 펼쳐진 초원과 키작은 관목림 지대는 식생의 종류만 다를 뿐 한라산 선작지왓에 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자연풍화와 침식에 의해 형성된 나지(황폐지)를 복구시키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함으로써 고산지대 특유의 경관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

▲'마운트 쿡' 국립공원내 위치한 방문자센터 내부. 관리사무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외부에서 바라본 센터전경. /사진=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흉한 몰골을 드러내도 이 곳 사람들은 "왜 그것을 복구해야 하는가"라며 의아해 한다. 한라산 훼손지 복구에 대한 평가는 그래서 미지수다.

뉴질랜드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끽하는 생태관광 마니아라는 사실에서도 뉴질랜드의 자연성은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만하다.

와카파파(Whakapapa) 빌리지는 통가리로 탐방객들이 머무는 곳으로 해발 1,142m에 위치해 있는 가장 고지대 마을이다. 통가리로를 관리하는 국가 보존국(Department of Conservation, DOP) 산하 통가리로 비지터센터가 이곳에 위치해 있다. 한라산으로 치면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보존국 직원들은 국가직 공무원들인데 뉴질랜드 곳곳에 있는 국립공원에 배치돼 있다.

통가리로국립공원의 세계유산 등재기준은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 거의 일치한다. 한라산도 유산 등재기준이 화산과 경관이다. 세계유산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대중적인 이용을 최대한 허용하면서도 철저한 관리계획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통가리로 국립공원 관리계획(Tongariro National Park Management Plan)이 그것이다.

프로그램 매니저 워렌 퍼너씨는 몇해전 취재진에게 "통가리로는 눈덮힌 빙하와 활동적인 분화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세계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며 세계유산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대중적인 이용을 최대한 허용하면서도 철저한 관리계획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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