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시대 개막/대선후 정국]

[이명박시대 개막/대선후 정국]
  • 입력 : 2007. 12.20(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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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쇄신작업 본격 시동
내부 권력다툼 치열…李 - 朴측 갈등재연 가능성


▲제 17대 대통령선거일인 19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강재섭 대표 등 주요당직자들이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배출한 여세를 몰아 당 쇄신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가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여의도식 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공언해 왔던 만큼 향후 신당 창당 수준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변화가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내에서도 한나라당이 향후 5년 임기동안 이 당선자의 국정수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영남당, 수구보수당의 한계를 넘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 거듭나려면 환골탈태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전반적인 인적쇄신 문제는 18대 총선 공천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해결될 전망이다. 물론 과거의 방식처럼 반대파를 청산하는 '마이너스 공천'이 아니라 내편 네편 가리지 않고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플러스 공천'과 대규모 외부수혈을 통해 당의 면모를 일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 쇄신작업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아 보인다. 지금으로선 이 당선자가 당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여건상 '이명박 친정체제'를 조기에 구축할 형편도 못되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 진영과 박 전 대표측은 물론 측근들 간의 당내 파워게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경우 자칫 한나라당은 집권 초기부터 심각한 내분에 휩싸일 공산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이 당선자와 박 전 대표측은 총선 지분을 놓고 공심위 구성과정에서부터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식 개혁'을 위해 자파세력을 최대한 많이 심으려는 이 당선자 진영과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목숨 건 투쟁을 벌일 박 전 대표측의 한 판 싸움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다 새로 영입된 정몽준 의원과 차기 당권 및 대권을 노리는 인사들이 경쟁에 가세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꼬일 수 있다.

통합신당 '핵분열' 우려 고조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9일 밤 서울 영등포 당산동 당사 선거상황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개표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패배에 따른 극심한 후폭풍 속으로 빨려들어갈 조짐이다.

특검정국을 등에 업고 막판 대역전을 공언해온 신당으로서는 '민의의 심판'이라는 의미를 갖는 대선에서 상대 진영에 '더블스코어' 격차로 대패함으로써 당의 존립마저 흔들리는 충격파에 휩싸일 전망이다.

특히 신당은 태생 자체가 사실상 대선용으로 '급조된' 성격이 강한 정당이어서 당내 응집력이 약하고 당의 중심을 지탱할 구심점도 분명치 않다는 점에서 당의 정치적 미래가 극도로 불투명해지는 위기국면에 봉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신당이 내부수습에 실패하고 외부 정치세력의 '원심력'이 강하게 작동할 경우 당이 자칫 핵분열 위기를 맞으면서 총선을 겨냥한 정파간 이합집산을 촉발시킬 것이란 예상이 대두되고 있다.

일단 신당은 대선참패에 따른 심리적 충격 속에서 선거패배 책임론과 당의 진로를 둘러싸고 극심한 내부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당장 당의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후보를 향한 인책론이 거세게 대두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참패는 단순히 '후보'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진영'의 책임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가 작동하면서 책임요구의 범위도 범여권 세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책임론과 당의 진로를 놓고 내연하던 당내 세력간 갈등이 분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권경쟁 과정에서 당이 핵분열 국면을 맞을 경우 총선을 겨냥한 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의 새로운 활로모색과 맞물려 범여권 이합집산을 촉발하는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당이 해체될 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신당으로서는 '정신적 공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선패배의 심리적충격이 큰 데다 내부 결속의 주체는 물론 향후 대여공세의 정치적 동력도 확보하지 못한 사실상 수습 불가능한 국면에 처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이회창 '3수'딛고 활로 모색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 캠프사무실에서 강삼재 전략기획팀장,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 등을 비롯한 지지자들이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위는 커녕 3위로 추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면서 이 후보의 정치적 앞날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물론 이회창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뒤 2시간여 만에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어떤 고난과 시련이 닥치더라도 이 길을 갈 것"이라고 말해 신당 창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선거 결과는 그 같은 계획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위는 자신이 언급한 정통 보수당 창당의 명분을 얻고 향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필요한, 그리고 득표율 15%는 '빚'으로 충당한 막대한 선거비용을 보전받음으로써 신당 창당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었다는 점에서 이 날의 결과가 '창당 시나리오'에 가할 타격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대선 패배의 충격으로 신당이 분열되면서 뛰쳐 나올 세력과, 승자인 한나라당의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배척당한 세력들을 모아 선명 보수를 기치로 하는 정당을 결성한 뒤 내년 총선에서 최대 야당으로 우뚝 서겠다는 이회창 후보의 야심 찬 플랜은 그 시작 단계부터 시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창조한국당- 조직 재정비키로
민노당- 혁신론·쇄신론 솔솔
민주당- 정국대처 전략 마련


창조한국당은 19일 대선 개표결과 문국현 후보가 6%에도 못미치는 낮은 득표율로 4위로 내려앉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허탈한 분위기 속에 휩싸였다.

문 후보 캠프는 일단 조직 재정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전날 선대위 장유식 대변인이 후보 단일화 무산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한 데 이어 이날 고원 전략기획본부장도 사의를 표했고 김갑수 대변인도 조만간 거취 문제를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봉사자자로 참여한 캠프 구성원들도 대부분 돌아간다.

문 후보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드는데 매진해 총선까지 굳세게 가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정치세력을 만든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저조한 득표율과 관련해 최고위원 총사퇴 등 당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등 물밑에서는 벌써 내년 총선에 대비한 당 쇄신론과 혁신론이 '솔솔' 제기되는 상황이다.

후보를 일찌감치 내세우고도 선거전략의 부재와 국민적 요구, 시대흐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선거전략 부재도 내부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선거결과에 대한 해석과 향후 대책에 대한 의견이 각기 달라 당 쇄신론과 총선전략을 둘러싼 내부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개표 결과 이 후보가 득표율이 0.8%대를 기록하자 당 전체가 적막감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향후 대선 이후 예상되는 범여권 정파간 이합집산에 대비하듯 당 재건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민주당은 20일 선대위 해단식과 최고위원 및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개최키로 하는 등 발빠르게 대선 체제를 정리하고 대선 이후 정국대처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분위기다. 범여권 이합집산 과정에서 신당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그러나 대선과정에서 소속 의원과 원외위원장의 탈당 러시로 당세가 급격히 추락한 민주당이 범여 정계개편 과정에서 존립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마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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