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단 방어축제 현장을 가다

최남단 방어축제 현장을 가다
  • 입력 : 2011. 11.10(목)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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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앞바다는 요즘 방어잡이가 한창이다.

9일 오후 2시 20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하모항에서 동양호를 타고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로 향했다.

약 40여분 남짓 걸려 도착한 마라도 인근 해상에는 2~4m 너울성 파도가 일고 있었지만 제철을 맞은 방어잡이 배들의 조업에 한창이다.

마라도에서는 주로 11월에서 이듬해 3월 사이 방어가 많이 잡히는데 크면 클 수록 부위별로 다른 감칠맛이 나 겨울철 횟감으로 인기가 높고 머리와 내장은 매운탕보다 지리가 제격이다.

흐린 날씨에다 강풍으로 조업 일진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한 마리라도 더 낚기 위한 선원들은 숙련된 손놀림은 분주했다.

자리돔을 미끼로 써서 주낙으로 방어를 낚아 올리는 방어잡이배는 보통 8톤 정도의 어선으로 8~10명의 선원들이 승선, 조업을 한다.

선원들이 방어를 유인하는 살아있는 자리돔을 바다에 뿌리고 잠시 기다리자 수심 50~60m에 연거푸 방어들이 올라온다.

5㎏나 되는 씨알 굵은 방어가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선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들채를 이용해 방어를 들어 올린다.

하지만 날씨가 점점 나빠지면서 인근에 있던 배에서 한창 소나기 입질을 하던 방어가 소식이 없다. 회유성 어종인 방어는 잘 잡히다가도 곧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방어의 입질이 뜸해지자 선장은 아예 조타실로 들어가 어군탐지기를 주시하며 포인트를 찾아나서고 선원들은 배 한 쪽 난간에 줄지어 앉아 누적된 피로를 달랜다.

30여분 동안 다른 어선에서 입질이 뜸해지자 취재진을 태우고 간 동양호 나경홍 선장은 지깅으로 방어잡이 도전에 나선다.

10여분 동안 인조 미끼를 던지고 끌어 올리기를 반복하는데 순간 손에 묵직함이 전해온다. 언뜻 보아도 4~5킬로는 족히 되는 방어다.

물위로 얼굴을 내민 방어는 낚시줄에서 탈출을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힘을 써보지만 이내 체념을 하고 들채에 몸을 맡긴다. 배위로 올라온 방어는 곧바로 수조로 '풍덩' 들어간다.

방어 한 마리를 잡은후 지깅으로 서너번 다시 시도를 했지만 방어의 입질이 더 이상 없다. 나 선장은 조업중인 어선들을 뒤로하고 취재진의 안전을 감안, 선수를 하모항으로 돌렸다.

이날 어선 한 척 당 평균 80 마리씩 건져 올렸다. 조업을 마치고 수협의 가두리장에 도착한 어선들은 잡은 방어에 따라 대방어, 중방어로 나눠 판매를 했다. 이날 모슬포수협 낙찰가는 4㎏ 이상 대방어가 마리당 2만5000원, 2.5-4㎏미만 중방어가 1만5000원.

나 선장은 "오늘 오전에 출어해서 80여마리를 잡았다"면서 "가격이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앞으로 더 많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11회 최남단 방어축제는 10일부터 13일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기간 동안 방어 맨손 잡기와 가두리 방어 낚시 체험, 어랭이도 좋고 코생이도 좋고, 선상 방어낚시대회 등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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