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병 방제사업 허술한 관리감독 ‘사실로'

재선충병 방제사업 허술한 관리감독 ‘사실로'
  • 입력 : 2014. 12.09(화)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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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지방경찰청의 제주시 애월읍 지역의 재선충병 방제사업현장 실사에서 재선충병으로 고사한 소나무를 자른 후 소각하지 않고 방치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김명선기자

경찰, 어제 방제현장 실사
자른후 소각하지 않고 방치


소나무 재선충병 고사목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도내 공직사회가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감독했는지 경찰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8일 제주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제주시 애월읍 지역에서 H개발이 진행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사업 현장에 대한 실사에 나섰다.

이날 경찰의 실사는 H개발에서 방제사업 5개 지구내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제거하면서 사업실적을 부풀려 방제사업비를 빼돌렸다며 제주자치도가 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실시됐다. 제주자치도의 1차 조사 결과 H개발은 애초 1만4746본을 제거해 소각한 것으로 사업비를 받았지만 방제현장엔 3063본의 고사목이 방치돼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소나무 고사목은 지표면에서 10㎝ 이내로 자르도록 했지만 1m가 넘는 것도 발견됐다. 일부 고사목은 지리정보시스템(GPS) 좌표가 기록된 표시물이 그루터기가 아닌 곳에 부착돼 있어 실적 부풀리기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특히 이번 실사를 통해 고사목 중 소각장으로 미운송된 것과 10㎝ 이상의 그루터기가 다수 발견되면서 제주자치도의 조사 결과도 신뢰할 수 없게 됐다.

윤영호 수사2계장은 "제주자치도에서 사업지구마다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관리·감독했다지만 결과는 방제사업 실패와 맞먹는 수준으로 엉망이었다"며 "고사목을 잘라 놓고도 그대로 방치했고 담당 공무원들은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만 실시해 사업비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고사목으로 인해 초기 방제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며 "2차 방제사업에서는 철저한 관리·감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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