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한라산 제주조릿대 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

[한라포커스]한라산 제주조릿대 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
천연보호구역내 ‘벌채-방목’ 5년간 동시 진행
  • 입력 : 2016. 05.04(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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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관리방안 연구계획 수립… 중앙문화재위 심의
만세동산 말 방목·장구목 일대 벌채 조사구 각각 설정
구상나무·고산식물 영향 추적 한계 조사구 보완 필요성


세계자연유산이자 생물권보전지역인 한라산에 빠른 번식력으로 생태계 건강성과 종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주조릿대의 관리방안을 위한 연구가 본격 착수될 전망이다. 특히 한라산 일정 지역에 각각 별도의 조사구를 두고 '방목'과 '벌채' 방법을 동시에 시도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조사구가 이미 조릿대 군락지로 변해버린 장소여서 구상나무와 고산지역의 특산식물 등 다른 수목에 미치는 피해와 저감 방안에 대한 다양하고 유의미한 과학적 결과를 얻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연구 실행과정에서 보완이 요구된다.

▶제주조릿대 관리연구 방향=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한라산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계획을 수립하고 최근 문화재청 중앙문화재위원회로부터 문화재현상변경허가 심의를 거쳤다.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중앙문화재위원회에 "제주조릿대는 뛰어난 근경 번식과 폭넓은 환경 적응력을 바탕으로 한라산의 주요 하층식생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1980년대 중반 이후 방목금지, 환경변화 등으로 그 분포역이 확장됨에 따라 한라산 식물종 다양성이 감소되는 실정이어서 한라산국립공원 내 제주조릿대의 우점원인 규명과 분포 실태 파악, 관리방안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보고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1억원을 투입해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내 제주조릿대 분포면적 산출, 연간 말 방목 및 벌채 후 제주조릿대 생육특성과 하부 식생의 변화 등을 조사해 적정 관리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말 방목과 벌채에 대한 연구다. 말 방목은 해발 1592m 만세동산 일대 1㏊(1만㎡), 벌채는 해발 1700m 장구목 남단 1㏊에서 각각 진행된다. 조사지역에는 각각 실험구 30개소와 대조구 6개소 등 36개소의 조사구를 두고 제주조릿대의 생육특성과 하부식생 변화를 추적한다.

이에 앞서 한라산연구소는 지난 2005년부터 약 3년간 말 2마리를 풀어 조릿대를 제거하는 실험을 했다. 당시 말 1마리가 한 달에 약 1만㎡에 있는 조릿대를 먹어치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7개 지역에 조사구를 두어 제주조릿대 벌채 후 생육특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과제=이번 연구는 한라산국립공원 내 제주조릿대 확산으로 인한 생물종다양성 등 생태계 관리를 위한 기초를 놓는다는데 의미가 있다.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측은 "제주조릿대가 한라산 고산지대 식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관리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앞으로 한라산 식물생태계에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연구가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방목과 벌채가 진행될 조사구 설정이 과연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다. 이미 조릿대의 번식특성, 생물다양성에 대한 영향에서 조릿대 벌채나 방목이 종다양성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 등에 실험적 연구접근이 이루어졌다.

앞으로 방목이 진행될 만세동산 일대는 이미 제주조릿대 순군락으로 변해버린 곳이다. 이 때문에 구상나무와 다양한 고산지대 특산식물이 제주조릿대 벌채와 방목을 통해 상호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사구를 확대 다양화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환경부의 지난 1월 제주조릿대 관련 경고 메시지 중 '생태계 건강지수 평가를 통한 보전과 복원 대안 발굴 등이 이루어지도록 요구'한 내용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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