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7)서성로~신례천산책로~이승이오름~숲길~한라산둘레길~표고밭길~신례천~한라산둘레길~5·16도로

[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7)서성로~신례천산책로~이승이오름~숲길~한라산둘레길~표고밭길~신례천~한라산둘레길~5·16도로
우거진 숲이 빚어낸 초록빛 청량함… 폭염은 저만치
  • 입력 : 2016. 08.10(수) 00:00
  • 임수아 기자 su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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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례천 산책로에서 한라산둘레길까지 이어진 제7차 에코투어는 길디 긴 폭염 속 청량한 숲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여정이었다. 사진은 한라산 진달래밭 일대에서 발원해 공천포 해안으로 유입되는 신례천을 건너는 탐방객들. 강희만기자

3.1㎞ 신례천 산책로에 편백·삼나무 향기 그득
곳곳에 오래된 상잣성·화생이궤 등 문화유산
자연 그대로 보전된 원시림 이승이오름 절경

폭염이 기승을 부린 7월의 막바지, 청량한 신록이 드리워진 숲은 선선한 바람과 함께 트레킹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를 보였다.

지난달 30일, 제7차 에코투어를 신청한 참가자들은 오전 8시 제주시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정문에 모여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이번 탐방은 서성로~신례천산책로~이승이오름~이승이숲길~한라산둘레길~표고밭길~신례천~한라산둘레길~5·16도로 코스로 진행됐다.

버스를 타고 30여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탐방코스의 시작점인 5·16 도로변에 있는 서성로 입구. 참가자들은 공터에 모여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트레킹을 시작했다.

에코투어 길잡이를 맡은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이번 에코투어는 다른 트레킹 코스에 비해 평탄한 편인데다 날씨까지 좋아 여름 숲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에코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탐방객들도 저마다 청명한 여름 하늘과 맑은 날씨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성로 도로변에서 바로 시작되는 3.1㎞ 거리의 숲길인 '신례천 산책로'가 나왔다. 이 곳에는 일상에 찾아볼 수 없는 붉가시나무와 모새나무 등 식물들이 저마다의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또한 조선시대 제주도 목장역사를 알 수 있는 역사문화유산인 돌담 '상잣성'과 마을 사람들이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바위그늘(궤) 안에 제단을 마련해 산신제를 지낸 '화생이궤'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산책로에 들어서자 탐방객들은 숨을 깊게 쉬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거닐며 자박자박 나뭇잎 밟는 소리와 매미 소리가 운치를 더했다.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1시간 가량 걸었을까. 신례천 산책길을 지나 이승이오름을 오르는 입구에 다다랐다. 이승이오름은 자연 그대로 보존된 울창한 원시림이 특징으로 '이슥이오름' '이슥이'로도 부른다. 산 모양이 삵(삵괭이)처럼 생겼고, 실제 삵괭이가 서식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주의 돌문화 유산으로 숲길에 남아있는 오래된 잣성.

오름 탐방길은 다소 비좁고 가파랐지만 잘 정비돼 있어 무리없이 오를 수 있었다. 20여분 남짓 걸었을까, 숨이 가파를 때쯤 정상에 도착했다.

이승이오름에서 내려다본 탁트인 전경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날씨에 짙푸른 빛을 띤 오름 두어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탐방객들은 풍경을 눈에 담고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올해 열린 일곱번의 에코투어에 전부 참석했다는 한수연(46·서울)씨는 "에코투어에 참가하면서 한라산이 보일 정도로 이렇게 화창한 날씨는 처음"이라며 "혼자 가기 어려운 길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탐방할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요즘처럼 더운 때에 숲길을 걷게 돼 시원하고 힐링하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람 얼굴을 닮은 듯한 나무.

오름을 내려와 이승이 숲길에 들어섰다. 하늘 높이 곧게 치솟은 삼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한라산 둘레길로 진입했다.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숲길로 1100도로변 서귀포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남성대 제1대피소~5·16도로 수악계곡~이승이오름~사려니숲길~비자림로~관음사야영장~천아수원지~돌오름~서귀포자연휴양림 거린사슴까지 약 80㎞ 코스다. 한라산의 천연림에서부터 오름, 계곡까지 제주의 자연생태계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둘레길에 자생하는 254종의 식물과 멸종위기 야생동물 비바리뱀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끼가 내려 앉은 나무 밑둥을 넘으며 울창한 숲길을 헤쳐 걷길 한참, 탁 트인 신례천에 도착했다. 한라산 진달래밭 일대에서 발원해 공천포 해안으로 유입되는 신례천은 과거에는 용천수가 풍부해 식수로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에코투어에서 만난 야생식물 애기천마(사진 왼쪽)와 싸리난초.

잠시 쉬는 시간을 틈타 제주로 이주해 온 이춘희(63)씨와 얘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이씨는 이번 여정에 남편과 동행했다. 그는 "제주의 속살을 경험하고 이 매력에 빠져 이주까지 결정하게 됐다"며 "잔돌과 낙엽을 밟으며 길을 걷다보면 고즈넉한 자연 풍광이 정말 신비로워 감탄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날 에코투어에 참가한 탐방객들은 2~3차례 이상 에코투어를 참가한 베테랑들로 처음 온 탐방객들을 이끌며 화기애애하게 탐방을 마무리 지었다. 이들은 "에코투어가 맺어준 인연"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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