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풋귤산업' 과연 설익은 정책인가

[편집국 25시]'풋귤산업' 과연 설익은 정책인가
  • 입력 : 2016. 08.18(목)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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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큼한 맛을 내는 레몬이나 라임을 대신해 '풋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 사람이라면 예전 과수원에서 일을 하다가 목이 마를 때나 호기심으로 간혹 설익은 푸른 귤을 따 맛을 본 적이 있을 거다. 그런 풋귤은 기억만으로도 입안 가득 침이 고이는 존재다.

덜익은 감귤인 풋귤이 올해 처음 합법적으로 판매가 가능해졌다. 특히 일부 농가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소포장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기본 판매가격은 3㎏ 기준 1만원대이다. 특히 무농약이나 저농약, 무공해 등의 제품은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부분의 감귤농가에서는 풋귤 유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알맹이가 적어 풋귤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고 게다가 수매용의 경우는 지름이 49㎜ 이상으로 ㎏당 수매가는 320원 밖에 되지 않아 소득원으로서의 가치가 부족하다는 이유다. 제주도개발공사에서도 올해 1만t 수매를 목표로 우선 희망농가에 90t 규모의 수매용기를 배부했지만 수매량은 극히 일부다. 농협과 감협에서의 물량 확보도 별반 차이가 없다.

제주도는 미숙과로 시장유통을 금지하던 풋귤을 활용, 기능성 식품으로 산업화해 새로운 농가소득원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7월 '제주도 감귤생산 및 유통 조례'를 개정했다. 최근 이주민을 비롯한 대도시 가정 등에서 풋귤로 감귤청을 담가먹는 수요가 생기고 풋귤을 따내면 자연스럽게 감귤생산량 조절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도는 계산했다. 그런데 실상은 계산착오 상태다. 올해 유난스러운 무더위에 생육은 더디고 지난 1월말 불어닥친 한파에 따른 냉해와 강수량 부족으로 인한 생육상태마저 좋지 않다.

그러면, 풋귤산업은 여기서 멈춰야 하는가? 시간을 두고 여러가지 의문점을 던져봐야 한다. 수매가격의 현실화와 감귤 열매솎기의 내실화 등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분명 그 안에 답이 있다. <백금탁 사회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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