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25시]혼란스럽고 불편한

[편집국25시]혼란스럽고 불편한
  • 입력 : 2016. 12.22(목)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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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디를 가든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깃거리가 있다. 바로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다.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는 쓰레기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재활용되는 쓰레기양을 두배로 늘린다는 목표로 행정시가 추진하고 있는 제도다. 한마디로 '쓰레기 감량 정책'이다. 제주시가 이달 1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고 내년 1월부터는 서귀포시도 그 뒤를 따른다.

하지만 제도 시행 초반부터 시끌시끌하다. 인터넷 신문고, 온라인 커뮤니티, SNS, 전화 등을 통해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도를 시범 운영한 지 7일 동안 제주시에 접수된 의견만도 490여건을 넘어섰다. 이를 보더라도 이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큰 듯하다.

시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고경실 제주시장이 7일간의 집중 홍보·계도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브리핑을 가졌다. 고 시장은 "이 기간 클린하우스를 통해 배출하는 쓰레기 발생량이 20%가량 줄고 시민의식이 크게 높아졌다"며 제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시민들의 불만은 계속 이어졌다. 결국 제주시는 가장 많은 민원으로 접수됐던 생활쓰레기 배출시간을 확대하는 등 한발짝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불편하다. 이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 건 아마도 지역사회 공감없이 정책이 추진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넘쳐나는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데 대다수 공감하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시민참여형 쓰레기 줄이기 정책이라며 갑자기 이를 따르라고 하니 시민들은 그저 낯설고 혼란스러울 뿐이다. 양 행정시가 내년 6월까지 시범 운영기간을 거쳐 주민 불편사항을 수렴해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는 하지만, 공감이 결여된 채 시작된 이 정책에 대해 시민들이 얼마나 믿고 따를지 의문이다.

<박소정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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