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책임감의 무게

[하루를 시작하며]책임감의 무게
  • 입력 : 2017. 04.19(수)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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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선토론의 1차전이 시작되었다.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는 문재인 후보, 홍준표 후보, 안철수 후보, 유승민 후보, 심상정 후보(기호순으로 표기)가 토론회에 참석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13일 대선후보들의 첫 TV합동토론회 이후 16일까지 나흘간 정치권 안팎에서는 토론회에서 나왔던 후보들의 한 마디 한마디가 이슈의 중심을 차지했다.

각 당 후보들의 공약 선명성 경쟁은 최근 네거티브 공방 속에 빛을 잃고 있다. 자신들에 쏟아지는 공세뿐 아니라 상대방 후보의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지적하는 등 연일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짧은 대선기간으로 인해 쏟아지는 공약 홍수 속에서 서로 공약에 대한 꼬투리 잡기만 하고 있는 것이다.

1차 대선 TV 토론을 보며 아직까지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프레임을 내세우며 정치를 하려는 후보들을 보며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낀다.

소통이 필요한 현재에 나와 다른 길을 가는 후보는 틀렸다고 말하는 한 후보는 민주주의가 어디까지 후퇴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러 나온 듯하다. 초상집의 상주가 되려고 대선에 출마한 것이 아니라는 그 후보는 5월 9일 이후 초상집의 상주를 자처할 듯싶다. 수준에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은 사라져야 한다.

다른 후보의 토론 방식은 원칙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저 상황에 맞추어 말을 바꾸며 표를 얻기 위한 행동은 식언을 넘어 허언으로 보인다. 상황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단지 그 후보의 마음이 바뀌었을 뿐이다. 무엇이 의혹이고 무엇이 네거티브인지 국민이 알 것이라는 그 후보는 본인을 둘러싼 많은 의혹들을 정확하게 해명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가 아닐까 싶다.

1차 토론에서는 모든 후보들이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다소 부족하게 보였다. 앞으로 다섯 번의 TV토론이 남아있다. 이번 조기 대선의 경우 준비 기간이 짧은 만큼 각종 여론조사에서 표심의 유동성도 어느 때보다 크게 나타나 TV토론의 파급력이 더욱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섯 후보에게 주어진 다섯 번의 검증기회. 대통령이 될 후보는 단 한 사람이지만, 다섯 후보 모두 다섯 번의 TV토론 동안 더욱 성숙해진, 대한민국에 필요한 후보로 자리 잡길 바란다.

지금 중요한 것은 상식이다. 탄핵 정국은 좌와 우의 문제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로 발생했다. 상식적으로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이 무엇인지, 국가의 최고 권력자가 될 사람으로서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셰익스피어가 권력에 집착하는 '헨리4세'를 꼬집고자 한 말이다. 왕관을 쓴 자는 명예와 권력을 지녔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는 의미다.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현재, 19대 대통령이 짊어질 왕관은 그 동안의 왕관보다 매우 무거울 것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대통령은 진심을 가지고 국민의 삶과 행복, 그리고 생명을 책임질 대통령이다.

촛불 민심으로 만들어 낸 5월 9일 조기 대선. 어둠으로 사라질 뻔한 민주주의를 되살린 국민들에게 촛불의 시대적 과제를 중심에 놓고 촛불 민심의 체현자임을 증명할 차례이다. <강유나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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