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25시]각개전투
  • 입력 : 2017. 08.24(목)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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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먹는방송), 쿡방(요리방송)이 큰 인기를 끌면서 요즘 여행의 대세는 먹거리다. 유명한 연예인이 먹었던 음식을 먹고 인증샷을 찍어 후기를 남기는 것. 20~30대들이 꾸준히 제주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문제는 제주의 음식관광이 단순히 유명 음식점에서 음식을 소비하는 행동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도내 각 기관과 지역 공동체는 식재료를 주제로 한 지역 축제 등을 통해 음식관광의 외연을 넓히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음식을 테마로 한 축제 등이 한 달에 한 번꼴로 열리고 제주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조리법)도 꾸준히 발간하고 있지만 파급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음식관광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가 제주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그야말로 각개전투로 단기간에 끝나고 마는 것이다.

게다가 제주의 음식과 식재료, 각각에 얽힌 역사와 문화 등을 알 수 있는 통로가 거의 없다. 도민들조차 맛집, 꼭 먹어야 할 메뉴는 추천할 수 있지만 제주 음식, 식재료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 때문에 각 식재료와 음식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스토리는 각 음식에서 제주의 요소를 끄집어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게 제주만의 독특함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도내 전문가들은 "재래 식재료를 복원해 제주 전통음식을 제대로 되살리는 한편 제주 향토음식문화의 변천사를 정리해 새로이 개발되고 대중화된 향토음식에 대한 뿌리를 확인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음식관광 활성화를 막는 이 두 장벽을 넘으려면 무엇보다도 구심점이 필요하다. 전투(음식관련 이벤트·스토리텔링)의 승리를 발단으로 전쟁(음식관광)을 승리를 이끌 장수가 필요하다. 먹방으로 시작된 음식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기 전에 누구를 장수로 내세울지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채해원 정치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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