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천년의 숲 비자림의 ‘뒷모습’제주 힐링명소로 인기… 숲은 과부하

[한라포커스]천년의 숲 비자림의 ‘뒷모습’제주 힐링명소로 인기… 숲은 과부하
탐방객 전년비 21% 급증 100만명 눈앞
주차장·탐방안내센터 등 편의시설 허덕
  • 입력 : 2017. 10.30(월) 21:00
  • 홍희선 기자 hah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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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을 찾은 관광객들이 제주의 숲을 만끽하고 있다. 강희만 기자

입장료 갑절 인상… 숲 보호대책도 현안

"연리지를 보려고 비자림에 와 봤는데 힐링도 되고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시고 가는 기분이에요." 부산에서 혼자 제주로 여행 온 A(26)씨의 비자림 방문 소감이다. '천년의 숲' 비자림이 힐링 관광객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간 방문객 1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어 비자숲 보호와 탐방객 편의시설 확충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걷기 좋은 계절 제주숲 찾는 관광객= 걷기 좋은 계절 가을의 제주는 많은 사람들이 숲길을 걷는다. 지난 25일 찾은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 위치한 비자림은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렌터카와 수학여행을 온 학생을 태운 버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장시간 버스여행에 졸린듯 눈을 비비면서도 비자림 숲길을 걸었고 가족단위, 친구끼리 방문한 렌터카 관광객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비자림에서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비자림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힐링이라는 관광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경사가 완만해 걷기 편한 비자림을 찾은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며 "지난 추석때는 하루에만 5250명의 입장객이 방문하기도 했는데 사람에 치여 제대로 구경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입장객 발길에 몸살 앓는 비자림= 비자림의 입장객은 눈에 띄게 증가세다. 비자림에는 지난 9월 말 기준 74만8385명이 탐방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입장객 61만6435명 대비 21.4% 증가했다. 지난해 입장객은 80만8003명이며 올해는 9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성산일출봉과 만장굴의 입장객이 각각 32.3%, 7.2% 하락한 것에 비해 눈에 띄는 수치다.

입장객 증가와 비례해 주차장, 화장실, 안내센터 등 편의시설 공급이 부족하다. 주차장은 대형 18대를 포함해 110대를 수용할 수 있으며 지난해 비자림 진입로 인근 사유지를 임대해 임시 주차장 75면을 확보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2006년에 지어진 비자림 화장실은 비교적 깨끗해보였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18년 전 실시된 비자나무 실태 조사=제주시 평대리 비자나무 실태조사는 1999년을 마지막으로 한 번도 실시되지 않았다. 1998년 조사당시 입장객 9만7256명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100만명을 바라보는 비자림의 현재상황과 어울리지 않는다. 보호구역 내 조사해야 할 비자나무는 9894본이며 어린 비자나무를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비자림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비자나무 실태조사를 통해 현재 수목 본수와 위치 측정 등 기본상황과 수목 피해상태를 정밀조사하고 비자나무의 지속가능한 보호관리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장료 현실화로 더 나은 서비스 제공= 30일 제주도는 물가대책위원회를 개최해 비자림, 성산일출봉, 만장굴 입장료 현실화 안건을 상정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비자림 입장료가 성인은 1500원에서 3000원, 어린이/청소년/군인은 8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이 결정됐다.

비자림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1985년부터 비자림의 입장료는 물가상승률과 상관없이 1500원으로 고정됐다"며 "입장료 현실화로 입장객 조절이 되고 시간때우기식 관광이 아닌 새소리를 들으며 여유롭게 즐기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희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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