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난 여전히 책의 힘을 믿는다

디지털 시대, 난 여전히 책의 힘을 믿는다
#독서 #책 #도서관 #사평새마을작은도서관
  • 입력 : 2020. 06.20(토) 16:28
  • 김은정 시민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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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인 오라동 사평새마을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막내.

디지털시대라고 한다. 모든 것이 빠르고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 더 이상 이런 모습들이 낯설지 않다. 이렇게 화려한 시대를 살다보니 글보다 영상을 먼저 익힌 아이들에게 독서란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다.

어릴 적 엄마가 출판사에 가서 직접 사다준 위인전집은 처음으로 내게 온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 몰입했던 순간들,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시대의 사람들을 만났던 순간들이 아직도 기억난다. 책이랑 놀 수 밖에 없었던 아날로그 시절을 추억해본다.

첫 아이를 임신하고 책을 읽었다. 나를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뱃속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했다. 혼자 책을 읽을 때와의 차이는 내가 읽은 것에 대한 느낌을 아이에게 들려주었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 아이가 잠들기 전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책도 읽어 주었다.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속담, 사자성어, 사투리 등으로 이어졌다. 감명 받은 책은 필사를 하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하는 그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두 아이는 그렇게 자라 지금,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되었다.

십 년 간의 간격을 두고 셋째가 태어났다. 그 아이가 지금 일곱 살이다. 물론 막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책을 읽었다. 그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아이는 어릴 적부터 책과 함께 지냈다. 시간은 흘렀지만 첫째와 둘째에게 그랬던 것처럼 난 여전히 꼬리에 꼬리를 이어가는 이야기로 아이와 함께 빛나는 보내고 있다. 베토벤을 읽어주고 <운명 교향곡>과 <전원 교향곡>을 인터넷에서 찾아 들려주었다. 한석봉을 읽고 서예하는 영상을 찾아 보여주었다. 고흐의 그림도 찾아 보여주기도 하고 재미있는 속담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대는 이렇게 변했다. 책을 읽고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멀티미디어에는 아주 많아진 것이다. 아이에게 디지털 기기를 주고 단순히 게임을 하거나 흥미로운 영상을 보게 할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찾고 즐기는 디지털이 되기 바란다. 아울러 책과 함께라면 더 좋지 않을까? 책을 꼭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그냥 볼 수도 있다. 책과 친구가 되는데 어떤 방법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이는 책을 통해 상상력을 기르고 생각이 깊어질 것이다. 어휘력이 늘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말하게 될 것이다. 책은 그런 무궁무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 난 여전히 책의 강력한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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