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모든 교육이나 행사들이 연기 또는 취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제주문화원에서도 상반기부터 진행할 '기억으로 그려내는 어르신 문화학교'가 지난 16일 제주문화원 3층 대강당에서 10여명 어르신들이 모여 개강식을 가졌다.
입장시간부터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방문자 등록까지 마쳐서 8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강당에 10여 명만 거리두기를 지키며 정해진 자리에 앉았다. 개강식을 갖지는 못했지만 필진으로 결정된 어르신들은 상반기부터 각자가 지난 과거를 기억으로 더듬으면서 기록을 하고 있었기에 개강식에서는 백종진 사무국장이 시간을 길게 하지 않기 위해 요점 정리만 하고 간단히 마무리했다.
어르신 문화학교는 2012년부터 시작해 진행하고 있는데 참가자 연령층이 평균 70세가 넘는다는 것이다. 이들 중 몇몇분은 컴퓨터도 모르고 글이라곤 써 본적도 없는 어르신들이다. 오로지 살아오면서 부모로부터 배우고 읽혔던 내용을 기억을 더듬으면서 한자 한자 쓰고 가물가물 한 기억을 떠올려서 만들어 가는 귀중한 글들이다. 필진이 쓴 내용은 매주 1회 류승희 강사가 검토를 하고 수정을 한다고 하지만 본인들 살아 온 경험을 담은 글이니 딱히 수정할 내용이라기보다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과정이나 현재, 과거 등을 구분하는 절차, 오자 등만 수정한다고 해 이미 글 내용을 읽다보면 흥미진진해 눈을 뗄 수 없고, 드라마를 보는 기분으로 읽으며 검토한다고 했다.
주관은 제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회원(회장 박문헌)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미 여러차례 글을 쓴 필자들도 있고 올해 처음으로 참여한 분들도 있다. 5년이 넘도록 참가한 분들은 이미 반 지도자가 돼 신입자들에게 경험을 설명하기까지 한다. 2016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박승석 회원은 공직에서 40년 가까이 머물다 일반인 신분에서 할 일을 찾다 제주문화원 문화대학에 입학하고 제주향토에 관련된 교육을 1년 동안 마쳤다. 대학을 한 번 더 졸업한 기분으로 은퇴 후 갈 길이 보였다고 하시며 제주문화원은 나의 제2인생에 등불이 돼준 곳이라고 했다. 이미 80줄이 넘어선 서근숙 어르신은 독자적으로 시집도 내고 2018년 책도 출간한 유경험자가 됐다. 어르신들 앞으로도 이 작업 계속해 많은 삶의 추억을 남겨 주시기 바라고 제주시에서는 어르신들 글을 쓰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행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겠고 연말에 세미나가 있다고 하는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