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편집국25시] 물 들어오니 노젓는 골프장

[김현석의 편집국25시] 물 들어오니 노젓는 골프장
  • 입력 : 2020. 12.31(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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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관광산업 비중이 큰 제주지역에 유독 큰 타격을 입혔지만,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 이전까지는 국내 여행 수요가 제주로 몰리면서 일부 관광업계는 조금씩 회복할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골프장 업계는 코로나19 특수 효과로 이용객이 넘쳐나면서 골프장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될 만큼 호황을 누렸다.

제주지역 골프장은 지난해까지 해외 골프 여행객 증가로 이용객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골프장 간의 그린피 경쟁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경영 위기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제주 골프장 이용객이 급증하자 '물 들어오니 노 젓는다'는 말처럼 골프장 업계는 그린피, 카트비, 회원권 가격 등을 20~30% 수준으로 일제히 올렸다. 특히 일부 골프장은 도민 혜택 등은 사라지고 골프 관광객 위주로 받는 경우도 생기면서 제주도민 홀대라는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게다가 제주지역 골프장은 골프 활성화를 위해 많은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지고 있지만, 올해 기준 누적 체납액은 247억원이고 지난 15일까지 징수율은 15%(39억) 수준에 그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 왔다. 급기야 최근 열린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골프장 세금 감면 축소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세 조례개정안' 가결로 이어지면서 제주 골프장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됐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생각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코로나19 특수로 제주로 몰리고 있는 골프 이용객들에게 제주 골프장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이들에게 안 좋은 추억을 심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지금이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제주도와 함께 상생하는 골프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현석 경제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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