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연합뉴스DB
올여름 관광객이 제주에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주도민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풀어아 햘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접종 순위를 정하는 일에서부터 백신 배정, 접종 대상 선정까지 백신에 관한 모든 조치가 전적으로 국가 통제 아래 이뤄지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전향적인 검토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지역 형평성 논리도 깨야 한다.
제주도는 지방자치단체 중에선 처음으로 도민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을 정부에 건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관광객 증가로 제주 전역에 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섬 특성상 확진자가 한꺼번에 늘어날 경우 환자 이송과 의료인력 수급에 적절히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도 방역당국은 도민 우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이른 시기에 형성하면 도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안심하고 제주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도 도민 백신 우선 접종 논의에 불을 당겼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국회의원은 지난 5일 원희룡 지사와 만나 "집단 면역이 가능한 제주도민의 70%, 약 40만명에 대해 백신을 선제적으로 접종하는 내용을 담은 친서를 청와대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며 우선 접종을 제안했다. 김 의원의 제안에 원 지사는 "적극 동의한다"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응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7일 논평을 내 김 의원의 제안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도의회도 팔을 걷어붙였다. 도의회는 지난 1일 '코로나19 국민 심리방역 및 안전한 관광지 조성을 위한 제주도민 백신 우선 접종지원 건의안'을 가결해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장,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
관건은 정부의 수용 여부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물량 배분과 접종계획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의 통제 하에 각 지자체로 연결되는 시스템인 데다, 각계 분야에서 여러 이유로 우선 접종을 건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민 대상 우선 접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제주도 뿐 아니라 학원강사, 택배기사, 국민연금공단 등이 대면 접촉을 이유로 백신 우선 접종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도민 우선 접종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전문가는 "특정 지자체에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것은 결국 중앙 방역당국이 결정할 일지만, 관광 수요가 많은 타 지자체 뿐아니라 대면 접촉이 많은 집단에서 우선 접종을 요청할 근거는 충분하다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는 13일까지 이어지는 '제주형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대해 연장 또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2단계 거리두기 체계 내에서 제주도가 완화했던 부분을 분석하고 있다"며 "확진 인원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 현행 2단계 내에서 세부지침을 강화하는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