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공남의 문연路에서] 제주 공교육 모델, 'IB 교육'을 주목한다

[부공남의 문연路에서] 제주 공교육 모델, 'IB 교육'을 주목한다
  • 입력 : 2021. 07.20(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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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구서 IB교육 도입
소수 엘리트 위주가 아닌

공교육 활성화 차원 접근
교육목표·수업·평가 일체화

최근 공교육 혁신방안으로 제시되는 IB교육은 4차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역량교육, 교육격차 해소, 평가의 공정성, 교사와 학생의 교수·학습권 보장, 대입제도에 대한 대안 제시 등 국가 공교육 시스템 전반에 대한 본질적 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IB교육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본부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공인 교육프로그램으로, 국내에는 제주 영어교육도시의 일부 국제학교와 육지부의 외고 및 자사고에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제주와 대구에서 IB교육이 도입됐는데 이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특히 제주는 일부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읍·면지역의 공교육 활성화와 교육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끊임없이 국가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대학 입시 제도를 바꾸면서 공교육 혁신을 도모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목표와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교수·학습 방법, 그리고 교수·학습의 결과로써 목표 도달 정도를 측정하는 평가가 일치하지 않음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평가란 교육목표에 도달 여부를 양적 또는 질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로 교육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따라서 평가기준은 교육목표에 따라 설정돼야 하고 평가는 평가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수·학습 과정을 성찰하고 재설계하는 기반이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음에도 대부분의 평가는 객관식·단답형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 역시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는'교육'이기보다는 시험에 능숙해지도록'훈련'을 시키는 과정이 되고 있다.

IB교육을 통한 공교육 혁신을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육목표와 수업, 평가가 일체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또한 IB의 평가는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토론하고,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발표, 실습, 프로젝트 수행, 보고서 작성 등을 중심으로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과정중심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준거에 따라 학생의 성취를 엄격하게 채점해 공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혹자들은 IB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대입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 그러나 IB DP(고등학교 과정)를 받은 학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수시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일부 우수 학생들은 서·논술형으로 이뤄진 IB DP 시험 결과를 가지고 해외 대학에 진학을 꾀할 수도 있다.

급격한 인구절벽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읍·면지역과 원도심 학교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교육청은 표선지역을 IB교육의 산실로 정착시키고 있고, 올해부터는 원도심 지역까지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IB가 오늘날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풀 선택 가능한 대안 중에 가장 합리적이라면 적극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만, 어떤 속도로 추진하고 어떤 학교에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꾸준한 소통과 합의의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부공남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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