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주愛 빠지다] (9)조남현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경장

[2022 제주愛 빠지다] (9)조남현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경장
바다에 빠져 제주를 지키는 '수호자'
  • 입력 : 2022. 08.17(수)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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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해양경찰청 조남현 경장은 '제주다운 사람, 제주다운 해경'을 목표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도영기자

[한라일보] 대형 무역선을 이끌고 전 세계 바다를 누비던 1등 항해사가 제주에 정착해 제주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로 거듭났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근무하는 조남현(38) 경장의 이야기다.

조남현 경장과 제주의 인연은 제주 토박이인 아내와의 만남에서부터 시작됐다. 결혼과 함께 제주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지만 외항선 업무 탓에 제주를 떠나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조 경장은 국내 굴지의 해운 회사에서 1등 항해사로 근무하며 30만t급 대형 무역선의 안전 운항을 위해 일했다. "해운 회사에 근무하며 50여 개국을 방문했던 것 같다. 에피소드도 많았고 다사다난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며 "1만3000여 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대형 무역선부터 곡물과 석탄 등을 실은 벌크선까지 다양한 선박을 운항하며 화물·선체·인사 관리 등을 담당했다"고 했다.

한번 출항하면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바다에서 보냈다. 그럴수록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조 경장은 "당시 5살이었던 아이가 공항에 배웅을 나와 '아빠 가지 마'라고 말했던 순간을 지금도 기억한다"며 "그때부터 고민을 시작했던 것 같고, 이후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했다"고 말했다.

조 경장은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의 시간을 지나 항해사라는 특기를 살려 해양경찰에 지원했다. 이후 2018년 항해사 특채로 제주해경에 임용됐다.

해운사 1등 항해사에서 제주해양경찰까지
가족·아이 친화적 제주살이 '즐거운 나날'
"제주다운 사람, 제주다운 해경 되고 싶다"


조 경장은 처음엔 경비함정만 운항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해양경찰의 역할은 무궁무진했다. "첫 근무지가 제주파출소였고 도두·세화출장소에서도 근무했다. 어민과 해녀 분들을 자주 만나며 고충을 듣고 해경으로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관광객 민원 해결과 분실물 찾기, 여름철에는 해상구조대로 활동하며 물놀이객들의 안전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조 경장은 물놀이에 나섰다 400m를 떠내려간 아이를 안전하게 구조했던 일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 최근 잇따르는 수난사고 예방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바다는 조석 간만의 차가 일정하지 않아 수심이 매일 다르고 물속의 상황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특히 항·포구는 어선과 레저기구가 수시로 드나드는 곳으로, 육상으로 치면 차가 다니는 주차장과 같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크다"며 "바다에서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지정 해수욕장에서 안전관리요원의 통제 하에 물놀이를 즐기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11살 아들과 함께하는 제주의 삶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조 경장이 꼽은 제주살이의 장점은 '친아이'적 환경이다. "제주에는 관광지가 많아서인지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체험 시설이나 문화 시설이 많은 것 같다"며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바다에서 스노클링도 하고 캠핑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바다에 간다고 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숙제를 모두 끝낸다"고 했다. 또 "오름이나 올레길 걷기, 낚시 등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제주에서 할 수 있는 많은 활동이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덧붙였다.

조 경장의 목표는 '제주다운 사람, 제주다운 해경'이다. 제주해경의 다양한 부서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조 경장은 "현재 제주해경청 홍보계에서 해경의 다양한 정책을 알리고 국민기자단과 함께 여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제주도민과 국민들에게 해경을 소개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동료들과 함께 제주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든든한 제주해양경찰로서 제주다운 사람, 제주다운 해경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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